단일화 못한 김문수·안철수 서로 “안찍박” “김찍박”

김, 단일화 논의 무산 선언
안, 야권 표 결집 집중키로
합의 난항 각자도생 택할듯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에 표를 모아달라’는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e-mail]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왼쪽)이 1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넥타이를 고쳐 매주고 있다. 강창광 기자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두 후보는 각각 야권 표를 자신에게 몰아달라고 서울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김문수 후보는 10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많은 분들이 저에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후보 단일화의 열망을 이루지 못하고 선거를 치르게 된 데 대해 대단히 죄송하다”고 밝혔다.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결렬을 선언한 셈이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 맞서 ‘야권 단일화’를 논의했던 두 후보는 그동안 서로에게 양보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이어왔다.

하지만 선거 3일 전인 이날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각자도생’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안철수 후보를 찍으면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며 ‘안찍박’을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오후 유세에서 “김문수 후보를 찍으면 박원순 후보가 당선된다”며 ‘김찍박’을 내세웠다. 안 후보는 자신을 “야권 대표 선수”라고 표현하면서, 단일화와 관련해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주면 다른 후보가 포기하거나, 끝까지 가더라도 시민들이 한 후보에게 지지를 모아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를 위해 김 후보가 사퇴 용단을 내릴 가능성이 거의 사라졌다고 보고, 남은 기간 야권 표 결집에 집중하기로 했다.

단일화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던 데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어느 한 후보가 절대적 우위에 서지 못한 점, 지방선거 뒤 본격화할 야권의 정계개편에서 주도권을 누가 쥘 것인지에 대한 견해차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송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