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재보선도 ‘싹쓸이’…정국 주도권 쥘듯

12곳 중 11곳서 승리
인천 남동갑 등 3곳 수성
해운대을 등 8석도 품에 안아
‘평화와 정의’ 합치면 과반
한국당, 경북 김천도 경합 ‘수모’
바른미래·평화당 1석도 못건져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12곳의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도 여당이 11곳을 가져오는 압도적 승리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20대 후반기 국회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13일 밤 11시 현재 개표 상황을 보면, 민주당은 전체 12곳 가운데 서울 송파을과 노원병, 인천 남동갑, 부산 해운대을, 광주 서갑, 울산 북, 충남 천안갑과 천안병, 충북 제천·단양, 전남 영암·무안·신안, 경남 김해을 등 11곳에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당직자들이 13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출구조사 발표를 보며 기뻐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e-mail]

이날 오후 6시에 공개된 <한국방송>(KBS)·<문화방송>(MBC)·<에스비에스>(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이 10곳, 자유한국당이 1곳에서 이기고 경합 지역은 1곳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합 지역으로 분류됐던 충북 제천·단양에서도 밤 11시가 넘으면서 이후삼 민주당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 자유한국당의 승리가 예측됐던 경북 김천에서도 최대원 무소속 후보가 송언석 후보를 앞서면서 자유한국당은 1석을 건지는 것도 불투명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의 참패다.

이번 국회의원 재보선은 의원직 상실, 지방선거 출마 등으로 공석이 생긴 지역에서 치러졌다. 이들 지역구를 어느 당이 잃고 얻었는지를 살펴보면 손익계산은 더욱 명확해진다.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의 지방선거 출마로 보궐선거를 치른 3곳(인천 남동갑, 충남 천안병, 경남 김해을) 수성이 유력한 데 이어 자유한국당이 의석을 차지했던 3곳(부산 해운대을, 충남 천안갑, 충북 제천·단양), 바른미래당의 3곳(서울 노원병, 서울 송파을, 광주 서갑), 민주평화당(전남 영암·무안·신안)과 민중당(울산 북)의 의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경북 김천을 수성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은 8석의 의석을 더하고 자유한국당은 최소 3석을 잃게 되는 것이다.

최종 개표 결과에서 이런 추세가 확정되면, 민주당은 130석(정세균 전 국회의장 포함)을 차지하게 돼 원내 1당의 자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게 됐다. 자유한국당은 현재 113석에서 변동이 없게 돼, 민주당과의 의석 격차는 17석으로 벌어진다. 지방선거 뒤 야권 재편 과정에서 만약 바른정당 출신 바른미래당 의원 9명이 자유한국당으로 옮겨가더라도, 민주당으로서는 1당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다. 원내 1당을 확고히 유지하게 된 상태에서 민주당은 당장 국회의장단 선출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된다.

또 이전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국회 운영이 가능하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20석)만 더해도 국회 재적의 과반 의석이 된다. 여기에 민주평화당과 의견을 같이하는 바른미래당 소속 비례 3인방(박주현·이상돈·장정숙)과 국민의당 출신 무소속(손금주·이용호), 민중당(김종훈) 의석까지 합치면 156석이 된다. 여당으로서는 바른미래당을 설득하지 않아도 인사안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나 예산안 통과를 위한 의결 정족수를 확보하기가 쉬워진 것이다.

민주당은 당장 재보선 결과를 가지고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1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원리·원칙대로 국회의장 선출을 해야 한다. 상임위 정수도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자유한국당은 선거 패배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협상에 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기자 [e-mail]

[관련 영상] <한겨레TV> ｜ ‘더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