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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종전선언 서두르자는 북한, 비핵화 연계하며 미루는 미국

등록 2018-07-08 21:33수정 2018-07-09 23:07

[북·미, 종전선언 두고 갈등]

북 ‘체제보장 첫 공정’ 인식
회담서 종전선언 이행 제안
“미, 구실 대며 뒤로 미뤄” 비판

미, 회견서 직접 언급 안해
비핵화 협상카드 활용 뜻
청, 말 아끼며 “잘 해결 기대”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날이자 김일성 주석 24주기를 하루 앞둔 7일 평양 만수대에서 어린이들이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참배한 뒤 돌아가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고위급회담’이 진행된 날이자 김일성 주석 24주기를 하루 앞둔 7일 평양 만수대에서 어린이들이 김일성, 김정일 동상을 참배한 뒤 돌아가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6·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이행 과정의 뜨거운 감자로 돌출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7일 평양을 떠난 직후, 북한이 ‘외무성 대변인 담화’(담화)를 통해 종전선언과 관련한 미국의 ‘오락가락 미온적 태도’를 맹비난해서다.

종전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과정의 중요 징검돌로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문재인 의제’라 한국도 직접 당사자다. 청와대가 “북-미 두 당사자가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인 만큼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김의겸 대변인)며 극도로 말을 아끼는 배경이다.

북한은 7일 밤 ‘담화’를 통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과 고위급회담에서 “조선반도에서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조선 정전협정 체결 65돌을 계기로 종전선언을 발표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할 것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미국 측은 정세 악화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기본문제인 조선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이미 합의된 종전선언 문제까지 조건과 구실을 대며 멀리 뒤로 미루어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비판했다. 더욱이 “종전선언은 북남 사이의 판문점선언에도 명시된 문제이고 조미 수뇌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더 열의를 보였던 문제”라고 상기시켰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이 안전보장 이야기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으로 풀이했다.

북한은 ‘조기 종전선언’의 의미에 대해서도, 공개적으로는 처음으로 정리된 견해를 밝혔다. 첫째 “조선반도에서 긴장을 완화하고 공고한 평화보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첫 공정”이자, 둘째 “조미 사이의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인 요소”이며, 셋째 “근 70년간 지속돼온 조선반도의 전쟁 상태를 종결짓는 역사적 과제”라는 것이다. 요약하면, 북-미 관계를 전쟁에서 평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 보장의 ‘첫 조처’라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갖고 있는 안보 측면의 우려를 해소해줄 수 있는 방안”의 하나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 추진”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들(남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문제를 논의하고 있으며, 나는 이 논의를 축복한다”고 하는 등 종전선언에 거듭 긍정적인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8일 도쿄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런 반발에도 ‘종전선언’과 관련해 아무런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북한 읽기’에 밝은 전직 고위 관계자는 “담화에서 북한이 미국에 제기한 불만의 핵심이 바로 종전선언 문제”라며 “역설적으로 종전선언 문제에서 진전이 이뤄지면 북-미 협상에 중대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조기 종전선언 관련 미국의 ‘태도 변화’ 배경을 두고는 두 갈래 분석이 나온다. 우선 ‘실무 준비 부족’이다. 미국의 대북 제재의 상당 부분이 한국전쟁 때부터 지속돼온 것이라 종전선언에 앞서 적성국교역법 등 국내법의 대북 제재 조항을 재검토해야 하는데, 그런 실무 작업이 진행되지 않았으리라는 지적이다. 둘째 가능성은 비핵화를 추동하는 협상 카드로 쓰려고 아껴두는 것일 수 있다는 진단도 있다.

이제훈 노지원 김보협 기자 nomad@hani.co.kr

[관련 영상] 한반도 냉전해체 프로젝트 ‘이구동성’ 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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