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려 이동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혁신비상대책위원장 선임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의 내부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친박근혜계’를 겨냥해 “과거 호가호위한 세력들의 기고만장한 모습을 두고 볼 수 없다”고 경고한 반면, 일부 친박계·중립파 의원 7명은 “독선, 독주를 넘어 파국으로 당을 끌고 가는 것을 눈 뜨고 볼 수 없다”는 성명을 내고 김 권한대행의 퇴진을 요구했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불붙은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김 권한대행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권한대행, 원내대표이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가슴에 쌓아둬야 했는데, 그 사람들(친박)을 오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의총 땐 김 권한대행 재신임을 요구하는 심재철 의원과의 실랑이 모습이 <국회티브이>를 통해 전국에 생중계됐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 김 권한대행은 “2013년 본회의장에서 누드 사진을 보는 모습이 노출됐을 때 (출당을) 막아줬는데 이럴 수 있나” “당 혜택을 받아 (전반기) 국회부의장을 했으면서 특활비로 밥 한번 샀느냐”고 하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심 의원은 자정께 보도자료를 내어 “정당한 당내 경선으로 부의장이 됐다”, “당시 당내외 출당 요구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예정됐던 20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 경선에 앞서 심재철 의원(오른쪽)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자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이 나중에 하라며 저지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진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막장을 넘어 엽기, 공포영화 수준” “분노조절장애”라고 김 권한대행의 의총 모습을 비판해 감정싸움을 격화시켰다. 특히 김 권한대행이 이번 사태를 ‘친박-비박 대결’로 규정한 데 대해, 김 의원은 “친박은 다 교도소에 있거나 탈당했다. 김 원내대표가 물러나는 것이 쇄신의 첫걸음”이라고 맞받았다. 비대위 구성을 놓고 빚어진 당내 노선 갈등이 김 권한대행의 거취 문제로 이어지며, 다시 계파 간 깊은 감정의 골만 드러낸 셈이 됐다. 한편 앞서 비대위원장 최종 후보 5명을 발표했던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이날 “14~15일간 국민 50%, 당원 50%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1인을 뽑겠다고 밝혔다.
정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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