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10시에 예정된 국회 본회의장에, 노회찬 의원 빈소를 지키던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대법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는 오후 4시로 연기됐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김선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26일,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채택됐다.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30분에 모여 김선수·노정희·이동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서 대법관 후보자 3명의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하기 위해서였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7월 국회의 마지막 날인 이날 본회의를 열어 대법관 후보자 3명 인준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청문위원들은 10시30분이 돼서야 회의장에 나타났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김선수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보류를 주장했다. 정치적 편향성이 있다며 김선수 대법관 인준에 반대한다는 자유한국당 당론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국회 본회의장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들이 이미 모여있던 때였다. 이정미 대표 등 상중인 정의당 의원들도 빈소에서 나와 본회의장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대법관 후보자 인준투표 연기를 거듭 요구했다. 진영 청문특위 위원장이 뒤늦게 세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노정희 이동원 후보자에 대한 보고서는 채택하고 김선수 후보자는 보류하면 8월에 또 본회의 열어서 처리할 수 있다”며 “김성태 원대가 당내 의견 수렴해서 설득할 부분 있으면 설득하고 그렇게 제안한 것”이라며 “인사청문특위를 이렇게 파행으로 이끌어가는 건 맞지 않다”며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은 김선수 청문 보고서 채택 유예에 일제히 반대했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늘이 7월 마지막 본회의이고 오늘 처리하지 못하면 대법원 업무에 공백이 생긴다”며 “자유한국당이 당론으로 (김선수) 반대 의견을 결정했다고 하면서 다시 논의해야 히니까 시간 달라고 하면 결국 오늘은 보고서 채택을 못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재정 의원도 “정의당 의원들은 상주인데도 본회의 표결을 위해 국회를 찾았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의사를 표현하면 된다”고 거들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은 “청문보고서 찬반의견 적시하고 본회의에서 표결로 대법관 후보 확정하는 게 합당한 절차”라고 지적했고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김선수 후보자는 사법고시 수석으로 합격해서 판·검사의 길을 가지 않고 30년간 약자·노동자 편에 서서 변론 활동을 했다”며 “한국당에서 반대를 하면 반대 사유를 기록해서 본회의에서 300명 국회의원들의 판단을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결국 바른미래당 중재에 따라 인사청문특위는 노정희·이동원 후보자 청문보고서를 먼저 채택한 뒤 오후 1시30분에 회의를 속개했다. 오후 회의에서도 자유한국당은 김선수 후보자 청문 보고서 채택 반대 의견을 굽히지 않았고 이들이 퇴장한 뒤 여야 3당은 김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 건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오후 4시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법관 후보자 3명에 대한 임명동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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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수 대법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