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문화방송> 주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첫 토론회. 왼쪽부터 김진표, 송영길, 이해찬 후보.
8·25 전국대의원대회를 앞두고 2일 <광주 문화방송(MBC)> 주최로 처음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 토론회에선 ‘소통 문제’를 고리로 7선의 이해찬 후보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이 후보는 반격을 자제하고 정책 질의로 응수하며 ‘원팀’을 강조했다.
김진표 후보는 이날 자신이 이끌어가는 주도권 토론에서 이 후보를 향해 “지난번 보수궤멸이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고, 최근에는 ‘20년 집권 계획’ 발언으로 야당 반발이 있었다”며 “이 후보는 ‘우리 당이 가진 129석으로는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다’고 했는데, 불필요한 논란이 야당과의 소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국민의 정부, 참여 정부에서 만든 게 ‘이명박·박근혜’ 때 금방 무너진 걸 봤기 때문에 ‘20년 집권’을 말한 것”이라며 “129석으로는 법안 하나, 예산 하나 통과시킬 수 없어 최고 수준의 협치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답했다.
송영길 후보는 이 후보가 ‘당내 소통’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송 후보는 “추미애 대표도 당을 잘 이끌었지만 당 내부 의원들, 언론과 소통이 미진하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며 “나도 4선인데 이해찬 의원에게 전화하기가 부담된다. 우리 당 초선의원들이 66명인데 원만히 소통이 될까”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국무총리 때 1년간 회의를 1천회 했는데 소통을 해서 결론 맺고 총리실이 잘 돌아갔다는 평가가 많았다”며 “의원과의 소통은 정책토론, 당무회의를 통해 활발히 하겠다”고 답했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상대 후보들에게 ‘전공’ 관련 질의를 했다.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지낸 송 후보에게는 북방정책 비전을, 경제 당대표를 내세운 김 후보에게는 포용적 성장을 잘 이끌어갈 방안을 요청했다. “환동해·환서해를 동시 발전시켜 블루오션을 만들겠다”(송영길), “창의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고, 금융개혁을 통해 벤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김진표)는 답변이 나오자, 이 후보는 “이렇게 민주당이 한 팀이 돼서 좋은 정책을 만들어 당을 잘 발전시킬 것”이라고 ‘원팀’을 강조했다. 후보간 공방이 자제되면서 ‘조폭 연루설’이 제기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 여부 등 거취 문제나 김진표 후보가 추진했던 종교인 과세 유예 입법 등 관심 사안은 토론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지만 선거 때마다 물갈이 대상이 되는 호남 지역의 공천 방침에 대해 후보들 모두 ‘자의적인 공천권 행사는 없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 후보는 “전 당원 투표제를 통해 불가역적인 공천 제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지역민들의 의사를 존중하고 호남 지역 세대교체를 통해 참신한 인물이 클 수 있는 토양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내 마음대로 사람을 박으면 당선된다는 생각으로 지도부가 호남에서 전략공천을 하면 안 된다”며 시스템 공천을 약속했다.
김태규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