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MBC 주최로 8일 열린 민주당 당대표 토론회.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진표 후보와 이해찬 후보가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명·김경수 지사에 대한 입장을 놓고 다시 한 번 논박을 벌였다. 김진표 후보는 “온정주의로 이재명 지사를 감싸고 있다”며 이해찬 후보를 공격했고 이해찬 후보는 “편을 들려는 게 아니라 내분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진표 후보는 8일 부산MBC 주최로 열린 민주당 당대표 경선 세번째 TV토론에서 “이해찬 후보가 김경수 지사와 이재명 지사를 구분할 수 없다고 한 게 믿기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의 포털 댓글 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특검의 수사를 받고 있지만 전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진표 후보는 “김경수 지사는 위법한 일을 할 사람이 아니다”라고 감쌌다. 반면 조폭 연루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이재명 지사에 대해서는 “(도덕성 문제가) 쟁점이 되고 재판을 통해서만 밝혀질 문제라면 대통령과 우리당 지지율에도 부담을 준다”며 거듭 탈당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후보는 전날 오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느 정도 조사가 진행돼서 결과가 나오면 그걸 가지고 당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아무 결과도 없는데 누구는 탈당해야 하고, 누구는 보호해야 한다는 것은 당의 대표로서 할 태도가 아니다”라며 김진표 후보를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진표-이해찬 공방은 전날에 이은 2라운드 성격이었다. 김진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 대통령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당원과 개인 사생활 문제와 가족간의 불화로 논란의 중심 선 당원의 사례가 어찌 같냐”고 했다. 김진표 후보는 이어 성폭력 폭로가 나오자 바로 출당 조처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례를 들며 “사법적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사안이라는 걸 방패 삼아서 이재명 지사를 감싸는 건 온정주의”라며 이해찬 후보를 공격했다.
이해찬 후보는 두 지사에 대한 섣부른 예단이 당의 내분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며 맞섰다. 이해찬 후보는 ”김경수·이재명 지사 두 분 다 많은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당선된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예단해버리면 그때부터 내분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해찬 후보는 이어 “당내 내분이 생기는 것을 우려하는 것이지 누구를 편들고 그러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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