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생산가능인구수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성북구의 한 산부인과 신생아실 카트가 비어있다.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성북구 분만병원 숫자가 3년 전 32개에서 12개로 줄어들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국민 10명 중 6명은 신생아 한명 당 총 1억원을 지원해 출산율을 올리겠다는 자유한국당의 ‘출산주도정책’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7일 전국 성인 503명에게 조사해 10일 발표한 결과(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를 보면, 자유한국당의 ‘출산주도정책’에 대한 찬성 의견은 29.3%, 반대 의견은 61.1%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답은 9.6%다.
찬성 의견 가운데 ‘매우 찬성’은 12.9%, ‘찬성하는 편’은 16.4%다. 반대 의견 가운데 ‘매우 반대’는 35.6%, ‘반대하는 편’은 25.5%다.
성별로는 남성의 반대 의견(62.6%)이 여성의 반대 의견(59.8%)보다 오차 범위 안에서 높았다. 성별에 따른 의견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반대가 73.8%로 가장 높았고, 이어 50대(65.2%), 40대(61.4%), 20대(54.5%), 60대 이상(53.8%) 순이었다. 모든 연령층에서 반대 의견이 높았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층(반대 67.8%)과 중도층(62.4%), 보수층(56.4%) 순으로 ‘반대’ 의견이 많았다. (자세한 여론조사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자유한국당이 최근 내세운 출산주도성장 정책은 신생아 출산 시 2000만원을 지원하는 등 성년까지 20년간 총 1억원을 국가가 지원하자는 내용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5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런 주장을 했다. 자유한국당은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출산주도성장을 제시했다지만 시민들 사이에선 “단순히 돈 없어서 애를 안 낳는다고 생각하느냐?”, “저출산의 근본 원인을 외면했다”, “우리가 애 낳는 기계냐”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이 출산주도성장 정책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정 의원은 “저출산 문제가 단순히 돈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 평등 문제, 임금 차별 문제, 노동시장 문제, 주택 문제 등 사회적 문제와 깊은 연관이 있다. 김 원내대표 얘기는 돈을 주면 아이를 낳을 것 같은, 굉장히 1차원적인 인식이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백승주 의원은 “아이를 낳으면 일자리 위협을 느끼고 가계 소득이 줄고, 주택 등 여러 문제와 연관되기 때문에 저출산의 종합적 이유는 경제 문제로 연결된다. 이를 국가가 좀 더 책임져주자는 것”이라며 “아동수당 등 여러 정부 보조금 수단의 종합판으로 봐야지 ‘돈 줄테니까 애 낳으라’는 식으로 비판하는 것은 진의를 왜곡, 호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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