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장외투쟁 계획 발표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강행 처리에 반발해 예산안 심의를 포함한 국회 일정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장외투쟁을 벌이기로 함에 따라, 12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가 파행을 겪게 됐다.
한나라당은 11일 ‘사립학교법 무효투쟁 및 우리아이 지키기 운동본부’(본부장 이규택 최고위원)를 결성하고, 시민·종교단체와 연대해 사립학교법 무효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이계진 대변인이 밝혔다.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 염창동 당사에서 대책회의를 열어 △헌법소원 제기 △국회 본회의장 대리투표 의혹 규명 △국회의장 불신임 등 투쟁 방향을 논의했으며, 12일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구체적인 장외투쟁 계획을 정한 뒤 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한나라당은 또 “여당이 진보교육을 주장해온 전교조를 키우는 사립학교법을 날치기 처리했다”며 이념 공세도 이어갔다. 앞서 박근혜 대표는 지난 9일 “사립학교법 개정은 우리 아이들에게 반미·친북 이념을 주입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10일 서울시청 앞에서 5천여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북한동포의 인권과 자유를 위한 촛불기도회’를 열고, “사학법 개정에 반대하기 위해 ‘사학 수호 국민운동본부’를 발족시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사립학교법과 ‘8·31 부동산 종합대책’ 후속입법 문제 등 현안에 대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터놓고 따져보자”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박 대표와 텔레비전 공개토론을 할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방침에 대해 “정책 경쟁을 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혼란케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정 단체가 사학을 장악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사립학교법 개정을 이념 공세로 몰고가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로, 이런 작태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정 의장은 일부 사학재단 쪽이 학교 폐쇄 등을 주장한 데 대해, “현행 법·제도에서는 합당한 이유 없이 학교법인을 폐쇄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행정적인 조처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인적자원부는 12일 시·도 부교육감 회의를 열어, 사학들의 집단 반발 대책을 협의하기로 했다. 또 지역별로 사학법 설명회를 열고 사학법 시행령 개정을 위한 여론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11일 “개방이사 추천·선임을 대통령령에 따라 정관에서 정하도록 함으로써, 종교 사학의 경우 동일 종교인을 추천하도록 하는 등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고 밝혔다. 박용현 이태희 기자 piao@hani.co.kr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11일 “개방이사 추천·선임을 대통령령에 따라 정관에서 정하도록 함으로써, 종교 사학의 경우 동일 종교인을 추천하도록 하는 등 건학이념을 구현할 수 있는 길을 터놓았다”고 밝혔다. 박용현 이태희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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