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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교황 파격 메시지 전혀 예상 못해”

등록 2018-10-19 21:19수정 2018-10-19 22:20

청와대가 전한 ‘교황 면담’ 뒷얘기

“한국말 미사 인사, 유흥식 주교 도움
교황청 인사들, 한국 드라마 잘 알아”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선물로 준비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청을 공식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바티칸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 면담한 뒤 선물로 준비한 성모마리아상과 예수 그리스도 부조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황의 파격 메시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교황의 말씀을 듣고 ‘아~’ 하고 탄성을 질렀다.”

청와대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문재인 대통령의 면담 결과를 접한 청와대 참모진의 분위기를 이렇게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9일(현지시각) 교황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아시아유럽정상회의(아셈·ASEM)가 열리는 벨기에 브뤼셀로 이동한 뒤, 기자들에게 전날 있었던 문 대통령과 교황의 만남 뒷얘기를 전했다.

문 대통령과 교황의 단독면담은 한국인 사제 한현택 신부만 통역으로 배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청와대가 사전에 교황청과 협의를 거쳐 면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지만, 교황의 방북 수락 여부를 확인하려면 문 대통령 또는 한 신부에게서 대화 내용을 전해듣는 방법밖에 없었다.

문 대통령이 면담을 마치고 나오자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문 대통령과 한 신부에게 면담 내용을 물었다. 이 관계자는 “교황은 ‘나는 북한에 갈 수 있다’는 말을 이탈리아어로 하셨고, 한 신부가 그것을 설명하면서 영어로 표현하면 ‘어베일러블’(시간·여유가 있는, available)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교황 알현을 마치고 나온 문 대통령은 약간 밝은 표정이었다. (방북을 수락한) 교황의 말씀을 문 대통령이 말하자 관계자들은 ‘아’ 하며 나지막한 탄성을 질렀다”며 “교황의 파격 메시지는 참모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가 기대하고 바랐던 대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미사를 집전하면서 한국어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라고 한 것은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의 도움 덕분이었다. 유 주교는 이탈리아어에 능통하고 교황도 잘 알고 있어 유 주교가 미사 전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직접 한국어 발음 방법 등을 알려줬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이번 문 대통령의 교황청 일정에 참석했던 교황청 고위 인사들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다. 한국의 드라마·영화 등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더라. 그래서 교황도 한국과 한반도 정세에 관해 잘 알고 계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미 기자 km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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