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 둘째).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다시 맡는 게 상식이고 순리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이렇게 말하며 바른미래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간 이학재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7월 여야가 원구성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합의한 내용은 정보위원장은 바른미래당이 맡는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여야 합의정신”이라며 “(이학재 의원은) 정보위원장직을 사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여야는 국회를 구성하면서 의석 비율에 따라 상임위원장 자리를 배분한다. 여야는 지난 7월, 20대 국회 후반기 원구성 협상을 통해 민주당이 8곳, 자유한국당이 7곳, 바른미래당 2곳, 평화와정의가 1곳의 상임위원장을 맡기로 합의했다. 의석 비율에 따라 바른미래당이 2곳의 상임위원장을 맡게 됐는데 바른미래당 의원 자격으로 얻은 정보위원장직을 이학재 의원이 내려놓지 않고 자유한국당으로 가버린 것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탈당할 때 상임위원장직을 사임한 전례가 없다는 이학재 의원의 주장도 반박했다. 홍 원내대표는 “2016년 안전행정위원장을 맡고 있던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위원장직을 사임했다. 또 1998년 김종호 의원도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자민련에 입당할 때 정보위원장에서 스스로 물러났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2016년 12월 새누리당에서 바른정당으로 옮겨간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과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상임위원장직을 유지했던 사례를 들고 있지만 당시에는 의원 29명이 탈당해 실제로 의석 비율에 변동이 있었던 때다. 홍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으로 옮기는 것은 개인의 자유지만 정보위원장 자리를 복당 선물로 챙겨가겠다는 것은 국회의원으로서 도리가 아니다”라며 “자유한국당도 여야 합의 정신을 파기할 생각이 아니라면 이 의원이 스스로 물러날 수 있도록 분명한 입장을 취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 상황을 소개하며 이학재 의원과 자유한국당을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원구성 협상) 당시 정보기관을 피감기관으로 하는 정보위원회는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맡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며 “초안에는 민주당이 정보위원장 맡는 걸로 돼 있다가 3당인 바른미래당에 양보할 수 있다고 해서 합의가 된 것”이라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혜훈 의원과 이학재 의원이 (정보위원장 자리 놓고) 경선하면서 누가 이기더라도 정보위원장을 먼저 하고 서로 1년씩 하기로 했다”며 “그래 놓고 자유한국당에 가져가서 ‘나 몰라라’ 하면서 임기 2년을 그대로 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치 도의상 맞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홍영표 원내대표를 만난 김관영 원내대표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보위원장을 자유한국당이 가져가서 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 못 했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 문제를 국회 운영위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고 “자유한국당이 명확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업무 공조에 있어 심각한 고려를 할 수밖에 없다”며 자유한국당에 거듭 정보위원장직 반환을 요구했다.
김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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