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영표 원내대표(앞줄 왼쪽 네번째)를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을 규탄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 망언’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중대한 역사왜곡을 처벌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민주당을 비롯한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5·18 망언’ 한국당 의원 3인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공동 제소하기로 하는 등 5·18에 대한 폄훼·왜곡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독일은 2차대전 직후 역사왜곡을 막기 위해 반나치 법안을 신설했다”며 “우리도 민주주의 역사를 왜곡·부정하며 범죄적 망언을 서슴지 않는 세력이 발붙이지 못하게 엄단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당 박광온 의원이 지난해 8월, 5·18에 대한 비방·왜곡, 날조를 처벌하는 법을 발의했는데 이 법을 (한국당을 뺀) 야3당과 협의해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광온 의원은 지난해 8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거나 관련 단체를 모욕·비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은 ‘5·18 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후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부대표, 장병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를 만나 12일 ‘5·18 망언 3인’을 윤리위에 공동 제소하기로 뜻을 모았다. 홍 원내대표는 여야 4당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에 대한 문제적 망동은 역사를 부정하는 것이고, 민주주의를 세워온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며 “4당이 공동으로 협력해 의원들에 대해 강력히 조처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을 모은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강력한 조처’의 내용과 관련해, 홍 원내대표는 “(세 의원을) 제명해서 국회에서 추방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4당의 이견은 없다”고 전했다. 윤소하 원내대표도 “단순히 의원의 품위 훼손 차원이 아니라 민주주의 폭거 행위이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제명을 관철하기 위해 (4당이) 뜻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차원의 윤리위 징계와는 별도로 형사적 처벌을 받게 하겠다는 움직임도 가시화하고 있다. 설훈 민주당 의원과 최경환 평화당 의원은 ‘5·18 북한군 침투·개입설’을 계속 주장해온 극우인사 지만원씨와, 지씨에게 동조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등 4명을 이르면 14일 고소하기로 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인 두 의원이 당사자로 나서 직접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설훈 의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명예훼손, 모욕죄를 비롯해 할 수 있는 조처는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애 서영지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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