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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남북 실향민들 전화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게 됐으면…”

등록 2019-03-31 18:47수정 2019-04-01 02:04

허희옥 통일부 기자실장 대통령 표창
98년부터 이산가족 상봉 21차례 참여
허희옥 통일부 기자실장. 통일부 제공
허희옥 통일부 기자실장. 통일부 제공
통일부에서 21년 동안 기자실 관리를 맡아 온 허희옥(53) 기자실장이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긴 시간 동안 허 실장은 남북관계의 우여곡절 현장을 취재하는 기자들과 함께 뛰었다. 정부는 그 공로를 인정해 3월 22일 열린 중앙행정기관 정책소통 워크숍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

“기자들이 정확한 사실을 취재하고, 좋은 그림을 찍어서 시민들에게 알려줄 수 있도록 돕는 게 제 임무예요. 기자실장으로서 기자들 편에 서기 때문에 오래 이 일을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그는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부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행보의 증인이자 실무 책임자로 현장에 있었다. 1986년 1월 통일부에 처음 들어온 뒤 1998년부터 현재까지 통일부 기자실 관리 책임자로 일해왔다.

허희옥 통일부 기자실장이 3월 22일 중앙행정기관 정책소통 워크숍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통일부 제공
허희옥 통일부 기자실장이 3월 22일 중앙행정기관 정책소통 워크숍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통일부 제공
“기자들이 미처 챙기지 못하는 것을 보조해주는 일을 하죠. 예를 들어 북쪽 인사들이 남쪽으로 넘어올 때 다들 옷을 비슷하게 입고 있어서 누가 누군지 알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미리 얼굴을 익혀두고 현장에 가서 기자들한테 도움을 줍니다.”

허 실장은 각종 남북 회담, 이산가족상봉 행사 등의 취재 과정에서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 그가 챙긴 남북 간 행사만 150차례에 달한다. 특히 한반도에 다시 평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남북 행사 62차례 가운데 50차례 취재지원 업무를 맡았다. 오랜 경력 때문인지 북쪽에서도 허 실장을 아는 이가 적지 않다.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평양에서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서 취재지원차 방북한 허 실장에게 “일 잘하는 기자실장 선생!”이라고 칭찬하기도 했단다.

허 실장은 또 21차례 열린 이산가족상봉 행사에 빠지지 않고 참여했다. 통일부 당국자 중에서도 이렇게 모든 상봉행사에 참여한 이는 찾기 어렵다. 그는 ‘통일부 기자실장으로서 바람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이산가족들이 원하면 언제든 전화해 가족의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쪽 엄마가 남쪽 있는 아들딸을 만나는데 상봉 기간 내내 감정 표현을 못 하고 데면데면해요. 근데 마지막 날 헤어지기 직전에 버스 밖에서 손을 흔드는 아들을 보고는 엄마가 한복 치마를 뒤집어쓰고 엉엉 울어요. 이분들이 살아있을 때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가족들이 수시로 연락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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