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월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한겨레신문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박원순 서울시장이 “나는 여전히 좀 더 큰 권한에 목이 마르다”며 “다음 대선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나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란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며 “21세기는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이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4일 ‘민선 7기 1주년 기념 공관 만찬’에서 다음 대선 후보로 평가되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용어부터 우리가 바꿔야 한다. 대권·대선·대통령이라는 이름부터 바꿔야 한다”며 “21세기 리더는 한 사람이 모든 사람을 이끌고 가는 시대가 아니다. 국민 개개인이 자기를 완성하고 자기 삶에 대해 책임지고 이끌어갈 수 있는 시대가 좋은 시대다. 그런 것을 이룰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정부고, 대통령이고, 시장의 직무다”고 말했다. `대통령’이란 용어는 `크게 다스리고 거느린다’는 뜻으로 권위주의적인 용어로 지적받아왔다. 대통령의 원어인 `프레지던트’는 원래 `의장’, `사회자’라는 뜻이다.
지금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대권후보 라이벌을 꼽는 물음에 박 시장은 “구태여 답한다면 자기 자신이다“고 대답했다. 이어 지난 8년의 임기를 평가하며 “남은 임기 3년은 아직 긴 시간이다. 이순신 장군도 12척의 배가 있다고 했다. 앞으로 더는 서울시장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집중하고 정리해서 결실을 거둘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옛날에 제가 시민운동을 할 때는 좋은 아이디어를 실현하려고 해도 돈도, 사람도, 권한도 없었다”며 “지금도 모든 전지전능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35조원의 예산과 1만7000명, 산하기관까지 하면 4만6000명의 훌륭한 인재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여전히 좀 더 큰 권한에 목이 마르지만 이 정도도 얼마나 대단하냐”며 “세상을 바꾸고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또 서울의 미래를 개척해내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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