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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키워드로 본 2005 정치] 물 건너간 대연정…물 만난 청계천

등록 2005-12-26 19:55수정 2005-12-26 19:58

물 건너간 대연정…물 만난 청계천 ‘키워드로 돌아본 2005 정치’
물 건너간 대연정…물 만난 청계천 ‘키워드로 돌아본 2005 정치’
여, 재·보선 전패…한나라 지지 40% 넘나들어 강정구 사건·사학법 통과, 국가정체성 논란으로

다사다난했던 2005년의 한국 정치는 계절마다 하나씩의 ‘열쇠말’을 만들어냈다. 열린우리당의 재·보궐 선거 ‘0패’로 봄부터 요동치기 시작한 정치권은 한여름 ‘대연정’ 논란으로 큰 소동을 겪은 뒤, 가을엔 ‘청계천’으로 대통령선거를 앞둔 변화의 조짐을 드러내보였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국가정체성’ 논란과 색깔론의 냉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27 대 0’= ‘23 대 0’과 ‘4 대 0’, 합쳐서 ‘27 대 0’이란 스코어는 올해 두 번에 걸친 재·보궐 선거의 결과이다. 열린우리당은 4·30 재·보궐 선거에서 당한 첫번째 전패에서 국회 과반 지위를 잃었고, 서로가 서로를 탓하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돌입했다. 서로 삿대질하는 동안 여당의 지지도는 바닥을 모르고 내려갔다. 반면에, 한나라당의 인기는 지지도가 ‘마의 40%’대를 넘느냐를 따질 정도로 치솟았다.

10·26 재선거는 이런 분위기를 다시 반전시켰다. 또 한번 ‘4 대 0’의 전패를 당한 열린우리당은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혔다. 열린우리당은 이런 위기감을 사립학교법으로 몰았고, 12월9일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이종격투기’를 거쳐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역습’을 당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원외로 나갔고, 맹추위와 기록적인 폭설에도 불구하고 국회로 돌아오지 않았다.

대연정= “건곤일척의 각오로 던진 카드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11월14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꺼낸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6월24일 여권 핵심부의 정기회동인 이른바 ‘11인회’에 참석한 노 대통령이 불쑥 꺼낸 ‘대연정’ 카드는 올해 여름의 더위를 더욱 달궜다. 그로부터 석달이 지난 9월20일, 노 대통령 본인이 국무회의에서 “내가 배가 고픈데, ‘빵을 사게 돈 좀 주세요’ 해야 하는데, ‘돈 좀 주세요’만 했다”고 전술적 실패를 인정할 때까지 열린우리당은 물론 정치권 전체는 대연정론을 놓고 극심한 진통을 겪었다.

가장 힘들어했던 이는 문희상 전 의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든 회의 때마다 모두발언에서 대연정론의 역사적 의미를 강조하던 그는, 실제론 틈이 날 때마다 청와대를 찾아가 노 대통령에게 대연정 주장을 거둬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요지부동이었다.

결국 대연정은 “연정으로 성공한 사람은 코미디언 배연정씨가 유일하다”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의 농담을 끝으로 2005년의 정치사에 묻혔다.


‘청계천’= 올해 하반기 정치권은 ‘청계천 효과’라는 신조어에 매료됐다. 청계천을 복원해낸 이명박 서울시장의 대선주자 선호도는 지난 5월 <한겨레> 여론조사 때의 10.4%에서 청계천 새물맞이 이후인 11월엔 17.7%, 12월엔 22.3%로 급상승했다. 청계천 복원이라는 하나의 정책적 성취가 이 시장을 단박에 대선 예비후보 선두주자로 올려놓으면서, 청계천 효과는 대선 고지를 향해 나아가는 예비주자나 앞으로 대선을 꿈꾸는 정치인들에게는 매력적인 ‘타산지석’이 됐다.

정치권에서는 대선후보가 되려면 구체적 치적을 내야 한다는 ‘실적 대통령론’이 퍼졌다. 이 시장 쪽은 “청계천 효과가 증명한 것은 국민들이 기존의 ‘말의 정치’가 아니라 ‘행동의 정치’를 원한다는 사실”이라며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성과를 통해 대중적 지지를 얻을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선거 과정에서도 독특하면서도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이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가 정체성= 올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제일 화두는 ‘국가정체성’이었다. 박 대표는 올해 대한민국이 크게 두번의 국가정체성 위기를 겪었다고 주장한다.

첫번째 위기는 지난 10월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에 대해 불구속수사 지휘권을 발동했을 때다. 박 대표는 10월18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무현 정권 2년반이 지난 지금 국가정체성이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구국운동’을 선언했다.

두번째는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다. 박 대표는 12월9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학법은 헌법에 규정돼 있는 우리 체제를 뒤흔드는 법안”이라며 국가정체성 카드를 다시 꺼냈다. 그리고는 “참고 참아왔다”던 원외투쟁에 들어갔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해 국가보안법 개·폐 논쟁을 ‘국가정체성 사수 투쟁’으로 규정한 바 있다.

강 교수 사건의 경우, 이른바 ‘신보수’를 자처하는 뉴라이트 운동 진영에서도 박 대표의 대응에 대해 “너무 오른쪽으로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10·26 국회의원 재선거 압승이라는 ‘성과물’에 희석됐다. 사학법 투쟁 역시 국가정체성 문제로 모는 것에 대한 당내 비판론이 있지만, 박 대표의 ‘서슬’에 울림이 미약한 상태다.

박용현 이태희 황준범 기자 pi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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