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국외 민주인사 초청 행사를 찾은 고 제임스 시노트 신부(왼쪽 둘째)와 조지 오글 목사(맨 왼쪽).
10일 국민포장을 받은 민주화 유공자는 미국인 성직자 2명이다. 선교사로 한국을 찾았다가 박정희 군사독재에 저항하는 재야 민주화운동가들을 음양으로 지원했던 조지 오글 목사와 제임스 시노트 신부다.
오글(한국이름 오명걸) 목사는 1954년에 연합감리교회 선교사로 한국에 들어와 20년간 한국 도시산업선교회를 일궈오면서 노동자의 권리와 노동법에 기반한 교육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서울대학교 교수로 재직 당시 조작된 인혁당 사건으로 사형선고를 받은 이들을 위해 싸우다 1974년 12월14일에 추방당했다.
시노트(한국이름 진필세) 신부는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961년 한국에 들어와 인천교구에서 일했다. 1974년 인혁당 사건이 고문 등으로 조작됐다고 폭로한 뒤 관련자들의 구명을 위해 힘썼다. 박정희 정권의 갑작스러운 사형 집행에 항의하다 그해 4월 말 체류기간 연장 불허로 강제 추방당했다. 2003년 한국에 재입국해 이듬해 10월 <1975년 4월 9일>이란 책을 내 인혁당 사건을 생생하게 증언하기도 했다. 2014년 세상을 떠났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