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시장과 나란히 선 박근혜대표 박근혜한나라당대표가 11일 오후 마포문화센터에서 열린 서울시당 차세대여성위발대식에 참석, 이명박시장과 함께 환호하는 당원들을 바라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업무 지지율 13% 급락, 당내에선 이명박계와 불안한 동거
사학법 장외투쟁은 결국 박근혜 대표에게 부메랑이 될 것인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며 국회 등원을 거부한 채 한달째 장외투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박 대표의 지지율이 크게 떨어지고, 당 원내대표 선거에선 사학법 개정 협상을 주장하며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이재오 의원이 당선되었다. 이 원내대표 당선은 박 대표 체제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사학법 무효투쟁에 올인했던 박근혜 대표의 정치적 결단은 당 안팎에서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여론조사 지지율 13% 하락, “한나라당 등원해야” 81.1%
심상치않은 분위기는 여론조사에서 감지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소장 김헌태·KSOI)가 지난 12일 발표한 정기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표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긍정평가’가 52.0%, ‘부정평가’가 33.2%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 비해 긍정평가는 13%(65%→52%) 하락했으며 한나라당 지지자 사이에서도 5.3%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한나라당의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에 대해 ‘장외투쟁을 철회하고 국회에 등원해야 한다’는 응답이 81.8%로 압도적이었다. 한나라당 지지층에서도 국회 등원 여론이 비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박 대표가 진두지휘하고 있는 사학법 장외투쟁이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지 못한 것을 의미한다.
정당 지지율은 열린우리당 21%, 한나라당 33%, 민주노동당 9.5% 등 한나라당이 여전히 앞서고 있으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한달전 조사와 비교해 열린우리당은 2.4% 포인트 상승한 반면 한나라당은 3.6% 포인트 하락하면서 한때 20% 포인트까지 벌어졌던 두당의 지지율 격차는 12%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나라당 지지도 하락은 영남권과 지난해 한나라당의 지지도 상승을 주도했던 30~40대 등에서 두드러졌다.
KSOI는 “박 대표의 지지율이 10·26 재선거 이전의 직무수행지지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사학법 정국’이 박 대표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물론 한나라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보였던 중도성향층과 중산층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하락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밝혔다. 김빠진 사학법 장외투쟁
사학법 장외투쟁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박 대표가 ‘전교조의 학교장악 음모’를 주장하며 한달째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나, 김이 빠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나라당의 강력한 연대세력인 사학재단들은 “신입생 배정 거부”를 선언했다가 “학생을 볼모로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역풍이 휘말려 이틀 만에 백기를 들었다. 사학법의 한축인 사학재단이 한발 물러나면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은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새해 들어 처음 열린 수원 장외집회는 뒤숭숭했다는 평가다. 집회에는 박 대표와 이규택 사학법 무효화투쟁본부장 등 의원 70여명과 당원, 사학재단 관계자 등 3천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손학규 경기지사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경기도당 위원장인 홍문종 전 의원도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손 지사는 사학법 장외투쟁에 부정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홍 위원장은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의 이사장으로 재단 돈을 횡령한 상태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 탓에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동력이 크게 상실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 이명박계와 불안한 지도부 동거 당내 여론도 박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12일 실시한 원내대표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친박파’인 김무성 전 사무총장이 ‘반박파’인 이재오 의원에 큰 표차로 패배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표의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우호적인 편이어서 이번 선거를 ‘이명박계의 승리’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과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로 관계가 돈독하다. 또 이 원내대표는 박 대표를 겨냥해 “‘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고 독설을 퍼부은 바 있고, 행정수도특별법 통과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박 대표도 지난해 8월 당 연찬회에서 “나를 혹독하게 비판한 한 분은 (내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더니 안했다. 자기 말부터 책임지고 남을 비판해야 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당내 역학관계는 물론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사학법 장외투쟁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강하다. 국회 등원론과 사학법 장외투쟁의 병행투쟁론을 주장했던 소장파와 반박파 의원들이 박 대표를 견제하려고 이재오 원내대표에 표를 몰아줬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김무성 단일 투톱체제에 대한 거부감과 사학법 장외투쟁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원내 전략의 열쇠를 쥔 이재오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이 안되면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며 “사립학교법 투쟁은 현 정부의 실정을 총체적으로 규탄하는 투쟁으로 수위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선거과정에서 사학법 장외투쟁보다는 사학법 개정 협상을 벌이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고,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등원론도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와 박 대표의 불안한 동거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박 대표가 사학법 장외투쟁을 계속 벌이는 것은 여러가지로 불리하다. 스스로 사학법의 ‘늪’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KSOI는 “박 대표의 지지율이 10·26 재선거 이전의 직무수행지지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지난해 12월 이후 ‘사학법 정국’이 박 대표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물론 한나라당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최근 한나라당에 우호적인 여론을 보였던 중도성향층과 중산층에서 한나라당 지지도가 하락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고 밝혔다. 김빠진 사학법 장외투쟁
사립학교법 개정을 규탄하는 한나라당 제1차 전국위원회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박근혜 대표와 민관식 고문, 이명박 서울시장, 손학규 경기지사(앞줄 왼쪽부터) 등이 사학법 비난 구호를 외치고 있다.(윗쪽 사진) 이날 집회에서 당의 원외투쟁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내온 원회룡 최고위원의 발밑에 사학법 규탄 홍보물이 깔려 있어 묘한 느낌을 주고 있다.(아래쪽 사진)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사학법 장외투쟁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박 대표가 ‘전교조의 학교장악 음모’를 주장하며 한달째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나, 김이 빠지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나라당의 강력한 연대세력인 사학재단들은 “신입생 배정 거부”를 선언했다가 “학생을 볼모로 기득권을 지키려 한다”는 역풍이 휘말려 이틀 만에 백기를 들었다. 사학법의 한축인 사학재단이 한발 물러나면서 한나라당의 장외투쟁은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새해 들어 처음 열린 수원 장외집회는 뒤숭숭했다는 평가다. 집회에는 박 대표와 이규택 사학법 무효화투쟁본부장 등 의원 70여명과 당원, 사학재단 관계자 등 3천여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손학규 경기지사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경기도당 위원장인 홍문종 전 의원도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손 지사는 사학법 장외투쟁에 부정적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고, 홍 위원장은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의 이사장으로 재단 돈을 횡령한 상태로 지난해 11월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 탓에 한나라당의 장외투쟁 동력이 크게 상실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 당선, 이명박계와 불안한 지도부 동거 당내 여론도 박 대표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12일 실시한 원내대표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친박파’인 김무성 전 사무총장이 ‘반박파’인 이재오 의원에 큰 표차로 패배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표의 대권 경쟁자인 이명박 서울시장에 우호적인 편이어서 이번 선거를 ‘이명박계의 승리’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과 서울시장 직무인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을 정도로 관계가 돈독하다. 또 이 원내대표는 박 대표를 겨냥해 “‘독재자의 딸’이 당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고 독설을 퍼부은 바 있고, 행정수도특별법 통과 등을 놓고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박 대표도 지난해 8월 당 연찬회에서 “나를 혹독하게 비판한 한 분은 (내가) 대표가 되면 탈당하겠다더니 안했다. 자기 말부터 책임지고 남을 비판해야 한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당내 역학관계는 물론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사학법 장외투쟁에 대한 견제의 성격도 강하다. 국회 등원론과 사학법 장외투쟁의 병행투쟁론을 주장했던 소장파와 반박파 의원들이 박 대표를 견제하려고 이재오 원내대표에 표를 몰아줬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당 안팎에선 “박근혜-김무성 단일 투톱체제에 대한 거부감과 사학법 장외투쟁에 대한 견제의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원내 전략의 열쇠를 쥔 이재오 원내대표는 “사학법 재개정이 안되면 투쟁의 수위를 높이겠다”며 “사립학교법 투쟁은 현 정부의 실정을 총체적으로 규탄하는 투쟁으로 수위를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당분간 박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는 선거과정에서 사학법 장외투쟁보다는 사학법 개정 협상을 벌이겠다고 여러차례 강조했고,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등원론도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 원내대표와 박 대표의 불안한 동거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당 안팎의 상황을 고려하면 박 대표가 사학법 장외투쟁을 계속 벌이는 것은 여러가지로 불리하다. 스스로 사학법의 ‘늪’에서 하루빨리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