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김재원 의원. 이종찬기자 rhee@hani.co.kr
참여연대 ‘열려라 국회!’ 인터넷 달군 10명 선정, 경찰 ‘댓글 로비’ 활발
‘김재원, 박찬숙, 임인배, 우상호, 이상배, 조성래, 주성영, 김재경, 홍미영, 최규식…’
참여연대가 국회의원 감시 사이트인 ‘열려라 국회!’(watch.peoplepower21.org)를 통해 2005년 한해 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10명을 선정했다.
참여연대는 “2005년 17대 국회는 욕설, 막말, 술자리 사건 등 유난히 의원들과 관련한 사건, 사고가 많았다”며 “작년 한 해 동안 온라인을 들썩이게 만든 국회의원 10인과 사건을 되짚어 보기 위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의원 Top 10’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 10월 문을 연 ‘열려라 국회!’는 국회 감시 전문사이트로 의원정보와 의정활동DB 등을 제공한다. 특히 299명 국회의원의 개별페이지를 통해 유권자가 알아야 할 의원들의 신상정보와 의정활동 (각종 회의 출석부, 대표발의법안, 상임위 현황, 표결 현황 등), 재산, 언론기사 등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다.
의원 개별 페이지에는 ‘의원에게 한마디’라는 코너를 둬 유권자가 국회의원의 활동을 직접 비판하고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 선정한 ‘2005년 국회의원 톱10’은 ‘의원에게 한마디’에 오른 글의 통계를 통해 단순인기도를 산정했다. 2005년 말까지 299명 국회의원 가운데 283명의 국회의원에게 1개 이상, 많게는 몇 백 건이 넘는 유권자 의견이 올라오는 등 모두 6,179건의 의견이 쏟아졌다.
참여연대는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의원과 그 주제들은 우리가 매스컴에서 흔히 보는 정치인, 정치현안과는 큰 차이를 나타냈다”며 “2005년 국회를 바라보는 ‘넷심’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재원 의원 1등, 경찰 온라인 로비 가장 활발(?)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은 ‘의원에게 한마디’ 코너에 961건의 댓글이 달려 2005년 인터넷을 달군 의원 1위에 뽑혔다. 그러나 사연을 들여다보면 김 의원이 의정활동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과 관련해 경찰의 집중적인 로비대상이 된 탓이다. 김 의원이 형사소송법을 대표로 발의하자 경찰들은 “검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반대의 댓글을 달았고, 법안이 발의된 12월22일 이후에는 김 의원을 노골적으로 비토하는 댓글을 달았다. 경찰은 김 의원뿐 아니라 형사소송법과 관련해 여야 의원에게 가장 활발한 댓글 로비를 벌였다고 나타났다. 톱10 가운데 한나라당 김재원, 김재경 의원과 열린우리당 조성래, 최규식, 홍미영 의원 등 5명이 형사소송법과 직접 연관돼 형사소송법에 대한 입장에 따라 경찰들의 지지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박찬숙 의원 ‘리니지2’ 여성캐릭터 선정성 문제삼았다 ‘뭇매’
우상호 의원 누리꾼 비난에 홈페이지 폐쇄했다가 ‘욕 바가지’
2위에 오른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은 온라인 게임 ‘리니지2’의 여성캐릭터의 선정성을 문제 삼았다가 누리꾼들의 비난을 자초했다. 박 의원은 지난 9월 28일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차지한 온라임 게임 ‘리니지2’의 여성캐릭터가 섹시하고 자극적이라며 외모를 문제 삼은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박 의원은 “게임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두드러지고 이를 통해 여성의 모습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있다”며 “게임의 주 소비층이 청소년이라는 점에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왜곡된 여성상에 젖어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박 의원이 예를 든 ‘리니지2’는 성인용 게임인데,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봤으면 이런 이야기가 나오겠느냐”며 “현실과 유리된 의정활동”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의원은 누리꾼들로부터 530여건의 댓글 소나기를 받았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해 10월31일 저작권법 관련 친고죄 폐지를 주장한 개정안을 냈다가 시민단체로부터 “과도한 개인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았고, 인터넷업계도 “디지털 콘텐츠의 활발한 유통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우 의원은 누리꾼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한동안 자신의 홈페이지를 폐쇄해 더 큰 항의를 받기도 했다.
임인배·이상배·주성영 의원 “품행제로, 세비가 아까워”
3, 5, 7위를 각각 차지한 임인배, 이상배, 주성영 의원은 의정활동이 아니라 욕설, 인신공격성 발언, 술자리 파문 등 ‘의원으로서 품행이 방정하지 못한 것’이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을 샀다.
임인배 의원은 12월19일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 뒤 한나라당이 국회의장실을 점거시위를 벌이는 중 의장실 여비서들에게 “싸가지 없는 X”라고 욕설을 해 누리꾼들을 들끓게 했다. 특히 임 의원은 “폭언이라기보다는 혼을 낸 것으로, ‘싸가지 없는 X들'이라는 표현도 개인적으로는 욕설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해 더 큰 반발을 불렀다.
이상배 의원은 지난해 9월23일 해양수산부 국정감사에서 오거돈 장관이 말을 더듬자 “장관이 답변을 느릿느릿하게 하는 부분은 (질의시간에서) 빼주세요”라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해 거센 항의를 받았다. 이상배 의원 홈페이지는 며칠 동안 접속자 폭주로 마비상태가 되었고, 답답한 누리꾼들은 ‘열려라 국회’의 이상배 의원 개별 페이지를 맹공격했다.
주성영 의원은 피감기관과 술자리 주선으로 “세비가 아깝다”, “조용히 물러나라” 등 가장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주 의원은 지난 9월22일 국정감사 첫날 법사위 소속 여야의원 7명과 대구지검장 등 소속 검사와 술자리를 주선했다. 그러나 주 의원은 “내 지역구에 내려온 동료의원을 대접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대구지검 검사들이 합석한 것”이라고 해명해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참여연대는 “온라인 의정감시사이트인 ‘열려라, 국회!’는 온라인 의견 개진을 통한 정책로비의 창구가 되고, 누리꾼들이 관심있는 정책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기도 하고,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회의원과 유권자들의 쌍방향 의사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한나라당 김재원 의원은 ‘의원에게 한마디’ 코너에 961건의 댓글이 달려 2005년 인터넷을 달군 의원 1위에 뽑혔다. 그러나 사연을 들여다보면 김 의원이 의정활동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검·경 수사권 조정 논란과 관련해 경찰의 집중적인 로비대상이 된 탓이다. 김 의원이 형사소송법을 대표로 발의하자 경찰들은 “검사의 권한을 강화하기 위한 법안”이라고 반대의 댓글을 달았고, 법안이 발의된 12월22일 이후에는 김 의원을 노골적으로 비토하는 댓글을 달았다. 경찰은 김 의원뿐 아니라 형사소송법과 관련해 여야 의원에게 가장 활발한 댓글 로비를 벌였다고 나타났다. 톱10 가운데 한나라당 김재원, 김재경 의원과 열린우리당 조성래, 최규식, 홍미영 의원 등 5명이 형사소송법과 직접 연관돼 형사소송법에 대한 입장에 따라 경찰들의 지지와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박찬숙 의원 ‘리니지2’ 여성캐릭터 선정성 문제삼았다 ‘뭇매’
우상호 의원 누리꾼 비난에 홈페이지 폐쇄했다가 ‘욕 바가지’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 이종찬 기자 rhee@hani.co.kr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좌)과 이상배 의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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