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1월, 2월을 그냥 보내며 굳이 3월에 시간에 쫓기듯이 단일화 협상을 할 이유는 없다”며 국민의힘을 향해 단일화 실무 협상에 즉시 착수하자고 재촉했다. 전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협상은 후보 경선이 끝난 뒤에 해도 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일화가) 야권의 핵심 화제에는 계속 올라오는데 아무런 진전이 없으면 국민의 피로감과 식상함도 심해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마쳐놓으면 양당 후보가 선출되는 대로 즉시 단일화 과정에 돌입할 수 있다. 각자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을 추진하고 공약과 비전 경쟁을 하는 동안 따로 실무협상을 하는 ‘투 트랙’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했다. 앞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7일 새해 기자회견에서 “우리 후보가 만들어져야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 단일 후보를 만드는 것은 1주일 정도면 된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 대표가 연일 단일화 협상을 재촉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2월 내내 자체 경선을 하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후보 주목도를 높이는 상황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경선 이후 단일화 절차에 돌입하면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다고 보고, 단일화 협상을 함께 진행해 국민의힘 경선에 쏠린 시선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게다가 치열한 당내 경선을 거쳐 국민의힘 후보가 선출되고 나면, 국민의힘으로선 단일화 방식을 두고 어떻게든 안 대표 쪽의 양보를 더 얻어내려고 할 수밖에 없다.
또 안 대표는 “단일화가 국민에게 지루한 샅바 싸움으로 비친다면 단일화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 실무협상을 시작하자는 지난주 제안에 대해 이제 충분히 설명해드렸으니, 앞으로는 더는 이와 관련된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날 제안이 사실상의 ‘최후통첩’이라는 뜻이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며 국민의힘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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