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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정치일반

강남3…마용성…집값 오른 동네일수록 오세훈 다득표

등록 2021-04-09 00:35수정 2021-04-09 02:30

결국 ‘부동산 선거’였다. 2016년 총선 이후 네 차례 전국 단위 선거에서 연승을 거뒀던 더불어민주당이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를 당한 이유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가 결정적이었다.

8일 업무를 개시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강남구 득표율은 73.54%로, 전체 서울시 득표율 57.50%보다 16%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서초구(71.02%), 송파구(63.91%), 용산구(63.44%) 순이었다. 지역별 득표율을 좀더 세분화하면, 오 시장은 강남구 22개 행정동 가운데서도 압구정동(88.30%)에서 가장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고, 대치1동(85.11%)·도곡2동(84.76%)·대치2동(81.29%)·청담동(80.27%)에서 80%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다. 모두 고가 아파트가 밀집해 있거나 재건축사업이 예정된 단지다. 서울시 425개 행정동별로 따져봐도 강남 3구가 압도적인 지지율을 보였다. 특표율 상위 30개 행정동 가운데 27개 동이 강남3구에 포함됐고, 11위에 용산구 이촌제1동(78.82%), 20위에 서빙고동(75.28%), 22위에 영등포구 여의동(74.71%)이 이름을 올렸다. 30위권 밖으로 벗어나면 그때부터 용산구 한강로동·한남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옥수동, 마포구 용강동 등의 이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동산 시장 폭등기에 입길에 오르내리던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 등이 오 시장 지지의 밑바탕이 됐다는 뜻이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서울시 각 자치구의 지난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과 전날 투표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비례관계가 나타난다는 분석 결과를 페이스북에 공표하기도 했다.

한편, 치솟은 집값에 내 집 마련을 포기한 임차인과 서민 계층에서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실망감으로 민주당에 표를 던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 40대 직장인은 “정부를 믿고 집값이 안정되길 기다리다 보니 그새 3억원대 전세가 8억원이 됐다”며 “벼락거지가 되고 전세난민이 되고 보니, 투표할 마음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부동산 문제가 강남 3구에선 보유세 강화에 대한 반감 투표를 불렀다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투표를 포기하게 만들어 쌍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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