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지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온라인으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실 제공
보수 정당 내 개혁 소장파의 선배 격인 원희룡 제주지사와 정병국 전 의원이 12일 국민의힘 초선들을 향해 당 쇄신에 앞장서라고 조언했다. 특히 강경 보수와의 단절에 더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을 주문했다.
원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젊은 의원들이 반성과 미래를 위한 개혁 과제를 제시하는 것에 앞장서야 한다”며 “꼰대 정당을 탈피해서 20~30대가 참여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당 안에서 발견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분발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당내 개혁론이 실종됐다”며 “특정 계파에 의한 배제 정치를 하다 보니 보수 정당이 국가주의·계파주의적 강경파에 의존하는 정당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정병국 전 의원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초선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실 제공
정 전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얘기하는 도중에 ‘야 인마 내려와’라는 소리를 듣고, 엄청나게 수모당하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다”며 “늘 선배들은 ‘왜 내부 총질만 하느냐’고 했지만, 당시 한나라당이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 정치가 바뀔 수 없다는 신념으로 치열한 싸움을 했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 모두 강경 보수와의 단절을 강조했다. 원 지사는 “이번 (4·7) 보선은 강경 지지층에 휘둘리는 노선에 선을 긋고 중도·합리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했고, 정 전 의원은 “과거로 회귀하거나 과거 당을 패배의 늪으로 빠지게 한 원인 제공자들이 나오면 치열한 논의를 해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전당대회 등을 앞두고 당내에서 ‘과거 회귀’ 우려가 불거지자 원조 소장파인 두 사람이 나서 초선들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3인방’은 2000년대 초반 보수 정당 내 당내개혁을 주도하며 원조 소장파로 불렸다. 이날 초선 모임을 주최한 허은아 의원은 “보수라고 하면 늘 따라붙는 게 ‘남·원·정’ 소장 개혁파 선배들이다. 큰 위기 때 대선 승리까지 큰 역할 하신 분들”이라며 “세분 모두 모시고 싶었는데 남경필 전 경기지사는 사업하느라 못 오셨다”고 전했다.
장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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