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저궤도 민간 우주여행 ‘인스피레이션4’ 어떻게 준비했나
무중력 체험 훈련. 인스피레이션4
레이니어산에서 고도 3천미터 캠프까지 등반하고 있는 인스피레이션4 팀원들. 인스피레이션4 제공
해발 3천미터 등반하며 팀워크와 정신력 다져 이들은 훈련 초기인 지난 4월 말엔 해발 4392미터의 레이니어산의 3천미터 뮤어 캠프까지 이틀에 걸쳐 하이킹 등반을 하며 팀워크를 다지고 정신력을 가다듬었다. 이들은 이후 캘리포니아 호손에 있는 스페이스엑스 본사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아이잭먼은 “매일 하루 12시간 교육을 받은 뒤 호텔로 돌아가서는 3천쪽에 이르는 책자를 통해 우주선의 모든 것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이어 모의 크루드래건 우주선 안에서 이륙 및 착륙 방법, 기기 조작법, 오작동시의 대처법 등을 배웠다. 모든 기기는 자동으로 작동하지만, 탑승자로서 우주선의 기능을 이해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제트기 조종 훈련을 받는 시안 프록터. 인스피레이션4
혹독한 생존 훈련 30시간…절박했던 마지막 45분 8월 초에는 재난이나 사고, 고장 등의 상황에 대비해 팀원 전원이 우주복을 입은 채 모의 우주선 안에서 30시간 동안 견디는 극한 훈련을 했다. 아무도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는 상태에서 모의훈련 감독관이 미리 프로그래밍해둔 상황에 대처해야 했다. 기상조건에 따른 발사 연기를 포함한 발사 상황 연습을 시작으로 우주선 내 식사와 취침, 대기권 진입시와 바다 착수시의 행동 요령 등을 훈련했다. 대기 진입 상황에선 3대의 컴퓨터가 고장나 지구와 통신이 두절되고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는 상황이 연출돼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정신을 차리고 난 뒤 팀원들은 모의우주선이 착수 지점에서 멀리 떨어진 육지를 향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잭먼은 “마지막 45분은 우리가 실제로 살아남지 못할 상황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고도 챔버 훈련. 인스피레이션4
준비 과정 대부분이 전문 우주비행사와 같아 이들에겐 3일간의 여행기간 중 우주비행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위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학적 임무도 주어져 있다. 이들은 이를 위해 서로 혈액과 피부 표본을 채취하는 법과 수면 모니터링, 초음파로 장기를 스캐닝하는 요령 등을 배웠다. 아이잭먼에 따르면 팀원들은 각가 우주여행 중 몸 10군데에서 하루 세번씩 피부세포를 면봉으로 채취해야 한다. 사령관 역할을 맡은 아이잭먼과 조종사 역할을 맡은 프록터는 몬태나주에서 별도로 전투기 조종 훈련도 했다. 수천시간의 비행 조종 경력이 있는 아이잭먼은 우주비행 훈련이 예상보다 더 강렬했다고 미국 언론에 말했다. 이들은 지난 9일 모든 훈련을 마치고 케네디우주센터에 도착해 발사를 기다렸다. 인터넷미디어 악시오스는 “인스피레이션 팀원들은 우주로 가는 훈련을 위해 일상 업무를 포기한데다 준비 과정의 대부분도 전문 우주비행사 교육 훈련에 수반되는 것들이었다”며 “훈련을 마친 뒤 이들은 일반 민간인보다는 전문 우주비행사와 더 비슷해져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페이스엑스의 5개월에 걸친 승객 훈련 과정은 향후 잇따를 민간 우주관광에서 하나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것으로 보인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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