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클로바 케어콜’은 돌봄이 필요한 대상에게 일상을 주제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공지능(AI) 기반 돌봄 서비스 솔루션이다.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5년에는 65살 이상이 1045만명으로 전체인구의 21%에 이른다. 급속한 초고령화에 독거 노인 비율도 늘어나면서 돌봄 인력 부족 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클로바 케어콜은 인공지능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 다양한 주제로 서비스 이용자와 대화를 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서비스다.
기계를 통한 자동응답 시스템이 대체로 딱딱하고 대화도 자연스럽지 않았던 반면, 클로바 케어콜은 의도와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스러운 말투의 음성으로 적절한 안내를 제공한다. 클로바 케이콜은 “앞서 나눈 대화를 기억하고, 사투리도 알아들을 정도로 ‘사람에게 가까운 기술’이다. 필요할 경우 잔소리를 하고, 맞장구도 치는 능력도 갖추었다”고 말한다. 인공지능이 제공하는 친근한 돌봄인 셈이다.
‘살가운 대화’의 구현은 네이버 초대규모 인공지능 기술인 ‘하이퍼클로바’ 덕분이다. 기존 서비스들은 데이터가 제한되어 대화 모델이나 음성을 인식하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응답 방식도 ‘예/아니오’처럼 정형화한 경우가 많아 이용자들이 인공지능 상담원의 질문에 또박또박 단답형으로 응답을 해야 했다. 대화가 주는 기쁨이나 돌봄은 기대하기 어렵고, 이용자들로서는 소리 내어 말하는 것조차 번거롭게 느껴질 경우가 많았다.
하이퍼클로바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대화 모델이기에 일상적인 주제의 말을 잘 알아듣고 맥락에 어울리는 답변을 할 수 있다. 또한 한국어 데이터를 가장 많이 보유한 언어 모델로 언어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응답하는 것은 물론 분류하고 요약하며 문체 변환을 할 수 있다. 클로바 케어콜은 “사람이 오랜 시간 직접 만들어야 했던 대화 시나리오를 하이퍼클로바는 순식간에 초대규모로 생성해 낸다. 그 결과 클로바 케어콜은 사용자의 언어를 더 정확하게 인식하고, 답변할 수 있게 되었다. 사용자의 언어 표현에서 맥락과 감정을 더욱 민감하게 감지해서 적절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때론 대화처럼 말을 아끼고, 감정에 공감하는 표현만 제공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실생활이나 비즈니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문장을 창작하는 단계에 도달해 있다. 이 기술이 클로바 케어콜에 적용되면서 기계와 사람이 아닌,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듯이 “오늘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분은 어떠한지, 좋아하는 가수는 누구인지, 내일의 약속은 무엇인지”와 같은 구체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이전의 자동응답 전화 시스템은 사람이 미리 준비한 질문과 답변 시나리오로 구성되어 있어, 시나리오에 해당하는 답변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의 언어 표현은 매우 다양하고 때론 직관적이며 즉흥적이다. 클로바 케어콜은 객관식의 질의·응답을 뛰어넘어 ‘일상적 대화’의 단계까지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클로바 케어콜은 코로나19 초기, 국내 최초로 주요 지자체와 협업을 통해 폭증하는 확진자들에 대한 전화 상담 및 모니터링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또한 혼자 사는 노인을 대상으로 주 2회의 인공지능 전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독거 노인을 돌보기 위해 담당 공무원들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확인하는 방식보다 더 효과적이며 노인들의 만족도도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사업 대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 의하면, 향후 클로바 케어콜을 계속해서 이용하고 싶다고 한 답변이 95%에 이르렀으며, 90% 이상의 노인들이 인공지능을 친구처럼 느끼며 위로를 받았다고 답했다.
2022년 4월에는 노인 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대회(IAGG)에서 사례를 발표하는 등 국외에서도 관심과 평가를 받고 있다.
한귀영 사람과디지털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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