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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울릉도 앞바다 독도새우 배양육, 내년엔 요리해 먹을 수 있나

등록 2022-07-13 10:06수정 2022-07-13 11:34

셀미트 “독도새우 배양육 공장 내년 상반기 완공”
연간 100톤 생산 능력…내년 하반기 시판 목표
배양액·지지체 독자 개발해 저렴한 단가 실현
독도새우 배양육을 이용한 새우튀김과 새우버거. 셀미트 제공
독도새우 배양육을 이용한 새우튀김과 새우버거. 셀미트 제공

해산물 배양육 개발 스타트업인 셀미트(CellMEAT)가 내년 상반기 중 독도새우 배양육 제1공장을 지어 연간 100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발표했다.

셀미트는 12일 서울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독자 개발한 독도새우 배양육을 활용한 요리 시식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셀미트는 이로써 지난해 말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지 6개월여만에 시식회와 함께 본격적인 상용화 준비 단계에 돌입했다.

향후 상용화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셀미트는 세계 해산물 배양육 분야에서 선두주자로 나설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닭고기 등 축산물 배양육 분야에선 미국의 업사이드푸드와 잇저스트 등 일부 업체가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나 해산물 분야에서 배양육 양산 체제를 갖춘 곳은 아직 없다.

배양육이란 동물을 사육하거나 양식하지 않고 세포를 배양해 얻는 단백질 제품을 말한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 저감과 식품 위생, 동물 복지라는 3가지 이점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식품 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 미래 유망 식품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독도새우 배양육을 주재료로 개발한 5가지 메뉴. 셀미트 제공
독도새우 배양육을 주재료로 개발한 5가지 메뉴. 셀미트 제공

생산 단가 1kg당 5천원까지 낮춰

셀미트의 새우 배양육은 울릉도 인근 바다에서 서식하는 독도새우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다. 박길준 대표는 “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배양액과 배양육의 모양을 만들어주는 지지체 등 핵심 기술을 모두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5~6건의 특허를 출원했으며, 이 가운데 1건은 등록을 마쳤다고 그는 덧붙였다.

셀미트의 배양액은 값비싼 소혈청 대신 각종 영양 성분과 성장효소를 첨가했으며, 지지체는 식물 및 해조류에서 채취한 천연물질 성분을 사용해 만들었다. 무혈청 배양액은 제조 비용이 소태아혈청의 수십분의 1~수백분의 1에 불과하다. 셀미트는 앞서 “기존 배양액보다 세포를 최대 250% 더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고 배양육 종류별로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최적의 배양액 조성을 찾아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표는 “이런 요소들 덕분에 생산단가를 1kg당 5천원으로 크게 낮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경호 셰프(시고로 레스토랑)가 독도새우 배양육을 주재료로 개발한 5가지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셀미트 제공
이경호 셰프(시고로 레스토랑)가 독도새우 배양육을 주재료로 개발한 5가지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셀미트 제공

버거, 타코, 파스타 등 5가지 메뉴 개발

셀미트는 이날 열린 시식회에서 이경호 셰프(시고로 레스토랑)와 함께 개발한 애피타이저, 샐러드, 타코, 콜드파스타, 미니버거 5종의 새우 배양육 요리 메뉴를 선보였다. 이 셰프는 “지난 6개월간 셀미트와 작업을 진행해 왔다”며 “처음엔 물에 오래 담근 어묵같은 맛이었으나 점차 좋아져 지금은 이 제품을 이용해 어떻게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을지 생각하는 단계까지 왔다”고 말했다.

셀미트는 경기 구리시 갈매지식산업센터에 내년 중 350㎡ 규모의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공장부지는 확보했으며 2023년 상반기까지 생산 설비를 모두 갖추고, 하반기 중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셀미트는 독도새우뿐 아니라 랍스터, 게 같은 다른 갑각류 배양육도 이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요리 전의 독도새우 배양육. 셀미트 제공
요리 전의 독도새우 배양육. 셀미트 제공

싱가포르 진출 추진중…미국 공략도 계획

2019년 미국 유학생 출신 과학도 4명이 공동설립한 셀미트는 올해 4월 시리즈A 펀딩을 포함해 지금까지 15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시리즈A는 시장진입 단계의 투자 유치를 말한다. 김희정 이사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빠른 시간 안에 훨씬 더 많은 배양육을 생산할 수 있는 고효율 기술을 확보한 점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같다”고 말했다. 오태진 마케팅팀장은 “이번 시식회는 세포 대량 배양 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고급 레스토랑 메뉴를 개발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셀미트는 독도새우 배양육의 싱가포르 시장 진출도 추진중이다. 낮은 식량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쓰고 있는 싱가포르는 대체육 보급에 적극적이다. 지난해엔 세계 처음으로 배양육 제품의 시판을 승인했다. 박 대표는 “싱가포르 당국에서 현재 독성 실험평가를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셀미트는 싱가포르 진출에 성공한 이후엔 미국 시장 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한국에서는 셀미트 말고도 해조류 배양육을 개발하는 씨위드, 육류 배양육을 개발하는 다나그린과 스페이스에프 등 2010년대 후반 이후 몇몇 업체가 생겨나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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