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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추월”…무인 로보택시 운행 시작한 ‘중국의 자신감’

등록 2022-08-10 10:02수정 2022-08-10 13:32

완전 자율주행택시 유료 운행
미국에 이어 중국 당국도 허가
바이두, 충칭·우한에 10대 투입
바이두의 무인 로보택시 아폴로가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하는 바이두의 보도자료엔 ‘미국을 추월하자’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바이두 제공
바이두의 무인 로보택시 아폴로가 시내를 주행하고 있다. 이 소식을 전하는 바이두의 보도자료엔 ‘미국을 추월하자’는 문구가 적혀 있다. 바이두 제공

“미국을 추월하자(赶超美国).”

중국에서 자율주행차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검색엔진 및 인공지능 대기업 바이두의 자율주행차 브랜드 아폴로의 한 홍보자료 안내문은 이런 문구로 시작한다.

미국에 이어 최근 중국에서도 안전요원이 탑승하지 않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택시(로보택시)가 운행을 시작했다.

바이두는 우한과 충칭 2개 도시에서 안전 운전요원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운행 허가를 받아 유료 운행을 시작했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중국의 공공도로에서 무인 로보택시가 운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긴급 상황에 대비해 자율주행을 하더라도 로보택시 안에는 안전 요원이 탑승하도록 했다.

미국과 중국에서 잇따라 무인 로보택시가 등장한 것은 미래 자율주행차 산업의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시사한다. 디지털 정보기술과 전통 자동차 제조 기술의 융합체인 자율주행차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이동성(모빌리티)으로 사회 변화를 촉발할 발원지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늦은 2010년대 중반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정책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기술 격차를 좁혀 왔다. 미국과 불과 한달여 차이로 유료 무인 로보택시 운행을 시작한 것은 추격자에서 경쟁자로 변신했음을 알리는 지표로 평가할 만하다.

중국 최초의 무인 로보택시 아폴로의 내부. 바이두 제공
중국 최초의 무인 로보택시 아폴로의 내부. 바이두 제공

바이두 “우주탐사의 달 착륙같은 순간”

바이두는 우선 시범적으로 두 도시에 ‘아폴로 5세대’(Apollo RT5) 로보택시를 각 5대씩 10대를 투입한다. 운행시간은 인적이 드문 야간에 운행하는 미국과는 달리 낮시간을 택했다. 남서부의 중심도시 충칭에선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후베이성 성도인 우한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운행 지역은 인구 밀도가 높지 않고 자율 시스템을 운영할 수 있는 도로 조건을 잘 갖춘 충칭의 융촨구(30㎢)와 우한 경제기술개발구(13㎢)다.

바이두 자율주행그룹의 웨이둥 부사장은 현지 언론에 “무인 로보택시 운행의 시작은 우주 탐사에 비유하면 달 착륙과 같은 순간”이라며 “중국 자율주행 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두는 앞으로 베이징과 광저우 등에서도 당국 허가를 얻어 무인 로보택시를 운행할 계획이다. 앞서 베이징 교통당국은 지난 4월 바이두와 신생기업 포니닷에이아이(Pony.ai)에 안전요원이 운전석 대신 조수석에 탑승하는 로보택시 운행을 허가했다. 이어 7월엔 두 회사가 베이징 교외 60㎢ 구역에서 유료 운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상하이의 자율주행 분석가 찰리 차이(86리서치)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바이두는 이번 허가를 통해 더 많은 시험을 할 수 있게 됐다”며 그러나 수익을 창출하려면 2~3년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 주행 중 교차로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크루즈의 로보택시들. 출처=thelastdriverlicenseholder.com
샌프란시스코 시내 주행 중 교차로에서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크루즈의 로보택시들. 출처=thelastdriverlicenseholder.com

2015년 ‘중국 제조 2025’ 선언이 시발점

중국의 자율주행차 개발 정책은 2015년 ‘중국 제조 2025’ 선언과 함께 시작됐다. 중국 정부는 이후 상하이를 시작으로 8개 자율주행 시범지역을 선정하고 5년 단위의 자율주행 산업 육성 목표를 제시했다. 2020년 발표한 5개년 발전 계획은 2025년을 레벨4~5단계 자율주행 기술의 본격적인 상용화 시점으로 잡고 있다.

에스앤피(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오웬 첸 분석가는 “중국과 미국은 이제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됐다”며 “그 경쟁은 기업간 기술 경쟁뿐 아니라 산업 지원에서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지난 6월 말부터 지엠의 자회사 크루즈가 샌프란시스코 일부 지역에서 완전 무인 로보택시 유료 운행을 시작했다.

그러나 야간시간인데도 운행을 시작한 지 며칠도 안돼 로보택시 여러대가 교차로에서 여러 시간 동안 오도가도 못한 채 교통을 방해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무료 운행 기간 중에도 승객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충돌사고가 일어나는 등의 문제점을 노출했다.

핸들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바이두의 차세대 무인 로보택시. 바이두 제공
핸들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바이두의 차세대 무인 로보택시. 바이두 제공

10개 도시에서 시범 운행중

바이두의 로보택시는 2020년 이후 상하이, 선전, 광저우, 창사, 창저우 등 10개 도시에서 시범 운행하고 있다. 바이두가 지리자동차와 함께 설립한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지두는 내년에 사람이 거의 개입할 필요없는 레벨4(L4)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해 핸들(스티어링 휠)을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자율주행 4단계 등급의 ‘아폴로 RT6’ 모델을 공개했다. 바이두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자율주행차를 경험할 수 있도록 차값도 25만위안(4800만원)으로 최대한 낮춰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2013년 자율주행기술 개발을 시작한 바이두는 2017년 자율주행 플랫폼 아폴로를 오픈소스 형식으로 발표했다. 이어 2018년엔 국영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과 함께 자율주행차 모델을 선보였다.

중국에선 현재 바이두와 함께 도요타의 출자사인 포니닷에이아이, 위라이드(WeRide), 오토엑스 등이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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