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이 선발한 새로운 우주비행사들과 예비후보들. 유럽우주국 제공
유인 우주비행이 시작된 지 60여년 만에 처음으로 장애인 우주비행사가 탄생하게 됐다.
유럽우주국(ESA)은 13년 만에 시작한 우주비행사 모집에서 영국 패럴림픽 육상 선수 출신의 존 맥폴(41)을 최초의 ‘장애인 우주비행사’(parastronaut) 후보로 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맥폴은 앞으로 1년간 임무 수행에 필요한 훈련을 받는 한편 장애인이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평가할 수 있는 타당성 조사에 참여한다.
18살 때 오토바이 사고로 다리를 절단한 맥폴은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100m 달리기에서 동메달을 땄으며, 현재 정형외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그는 유럽우주국 웹사이트에 게시된 인터뷰에서 “절단 수술을 받았을 때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이번 선발 과정에 대해 “온몸을 휘감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시작된 장애인 우주비행사 선발에는 257명이 지원해 경쟁을 벌였다.
맥폴은 “과학은 모두를 위한 것이며 우주여행도 모두를 위한 것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미래 세대에게 주고 싶은 메시지"라고 말했다.
유럽우주국은 이와 함께 2만2500명이 넘는 지원자들 가운데서 5명의 우주비행사 최종 후보와 11명의 우주비행사 예비후보도 선발했다.
한편 유럽우주국 22개 회원국은 이날 장관급 회의에서 최근의 우주 개발 붐에 부응해 유럽우주국 예산을 17% 늘려 앞으로 3년간 169억유로(약 24조원)를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요제프 아슈바허 유럽우주국 사무총장은 미국, 중국과의 우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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