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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미래

AI 전문가들 “가사노동 40% 10년내 자동화”라는데…

등록 2023-03-08 09:56수정 2023-03-08 10:10

영-일 인공지능 전문가 설문조사
식료품 쇼핑 자동화율 최고 전망
자동화 가장 어려운 건 돌봄노동
‘자유시간의 불평등’ 더 커질수도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10년 안에 가사노동의 39%가 자동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픽사베이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10년 안에 가사노동의 39%가 자동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픽사베이

직장에서 로봇을 도입하는 건 일자리 박탈을 의미하지만, 가정에 로봇을 들여놓는 건 고된 노동으로부터 해방을 뜻한다. 그러나 현재 로봇이나 자동화 시스템 도입에 대한 관심은 주로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집중돼 있다.

2013년 영국 옥스퍼드대의 칼 베네딕트 프레이와 마이클 오스본이 미국 전체 일자리의 47%가 자동화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이후 로봇발 기술실업은 인공지능과 로봇공학을 둘러싼 담론의 중심이 됐다. 고용 문제와 관련없는 노동, 예컨대 여성이 주로 담당하고 있는 집안일(가사 노동)의 자동화 실태와 전망에 대한 분석은 후순위로 밀려나 있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이번엔 일본 오차노미즈여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가사노동의 자동화 가능성을 진단하고 전망한 연구보고서를 공개학술지 ‘플로스 원’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두 나라의 인공지능 전문가 65명(영국 29명, 일본 36명)을 대상으로 요리, 세탁, 자동차 정비 같은 17가지 가사노동에 소요되는 시간 가운데 몇%가 앞으로 5~10년 안에 자동화될지 예측해주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 전문가들은 10년 안에 가사노동의 39%가 자동화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자동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식료품 쇼핑으로 예측됐다. 픽사베이
자동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식료품 쇼핑으로 예측됐다. 픽사베이

돌봄노동의 자동화가 어려운 이유

자동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식료품 쇼핑으로 예측됐다. 쇼핑 시간의 59%가 10년 안에 자동화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동화가 가장 어려운 것으로는 자녀 돌봄 노동이 꼽혔다. 예상 자동화율이 21%에 그쳤다.

가사노동 중에서도 사람을 직접 대해야 하는 돌봄노동은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다. 자녀 교육이나 동반, 연로한 가족 돌봄 등 여러 돌봄노동의 자동화율 평균 예측치는 29%였다. 반면 청소나 세탁 등 다른 가사노동은 돌봄노동보다 단순해서 자동화율 예측치가 44%로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이 돌봄 노동의 자동화율을 낮게 보는 이유는 기술적 어려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전문가들에게 기술적 측면에만 집중해 예측해줄 것으로 요청했으나, 전문가들은 예측 이유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인적 요인을 고려했음을 밝혔다. 인적 요인이란 자동화에 대한 거부감을 뜻한다.

아이 돌보는 일이 자동화가 가장 어려운 가사노동으로 꼽혔다. 픽사베이
아이 돌보는 일이 자동화가 가장 어려운 가사노동으로 꼽혔다. 픽사베이

“양성평등 강화에 기여할 것”

연구진은 이와 함께 문화적 요인이 자동화 예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의 남성 전문가들은 여성 전문가들보다 자동화에 더 낙관적이었다. 이는 남성이 기술에 더 긍정적인 이전의 연구와도 부합한다.

그러나 일본 전문가 그룹에선 여성이 남성보다 자동화에 더 낙관적이었다. 연구진은 이는 두 나라의 현재 가사노동 분담률이 다른 것이 한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20~59살)의 가사노동 참여율이 일본은 52%에 그친 반면 영국은 88%로 높은 편이다. 또 가사노동 분담 비중도 일본은 여성의 5분의 1, 영국은 절반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연구진은 “현재 유급노동과 비슷한 시간을 무급 노동에도 쏟아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무급노동의 자동화가 갖는 사회, 경제적 의미가 상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이끈 에카테리나 허토그 옥스퍼드대 교수는 “가사노동의 자동화는 양성평등을 강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사노동을 자동화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개인의 부에 따라 가사노동 자동화에서 큰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허토그 교수는 “만약 사회의 일부 계층만 자동화 시스템을 감당할 수 있다면, 그것은 ‘자유 시간’의 불평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371/journal.pone.0281282

The future(s) of unpaid work: How susceptible do experts from different backgrounds think the domestic sphere is to automation?

PLOS ONE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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