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처음으로 우주에서 촬영한 장편 극영화가 개봉됐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2021년 10월 고도 400km의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장면이 포함된 러시아의 장편 영화 <도전>이 12일 러시아를 시작으로 20일부터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크로아티아 등 6개국 영화관에서 상영을 시작했다. 27일부터는 이집트, 요르단, 이라크,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수단 등 중동-북아프리카 14개국에서도 영화가 개봉된다.
앞서 지난 12일 모스크바 최대 극장인 옥탸브르영화관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영화 제작진과 문화부 장관 등 약 3천명이 참석했다. 이날 영화관 입구에는 배우와 제작진이 우주정거장에서 지구로 돌아올 때 타고온 우주선 소유즈호가 전시됐다.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 임무 수행 중인 러시아 우주비행사가 환자역을 맡았다. 유튜브 갈무리
실제 우주비행사도 출연
영화의 주인공인 배우 율리아 페레실드와 영화감독 클림 시펜코는 당시 12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며 40분 분량의 영화 장면을 촬영했다. 두 사람은 우주 현지 촬영에 앞서 4개월간 가가린우주비행사훈련소에서 원심분리기 체험, 무중력 비행 훈련, 낙하산 훈련 등 강도 높은 우주비행 훈련을 받았다.
러시아 국영TV <채널원러시아>가 제작한 이 영화는 우주쓰레기에 부딪혀 중상을 입은 우주비행사를 수술하기 위해 긴급히 우주정거장에 파견되는 한 여성 외과의사에 관한 이야기다. 페레실드가 의사역을 맡았고, 실제로 우주정거장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러시아 우주비행사 올레그 노비츠키가 부상당한 우주비행사역을 맡았다.
톰 크루즈 촬영 계획은 감감무소식
주인공 페레실드는 지원자 3천명 중 1차로 선발된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건강 검진, 심리 검사 등을 통해 최종 선발됐다. 연방우주국은 선발 조건으로 러시아 국적에 나이 25~40세, 몸무게 50~70kg, 3분30초 이내 1km 달리기, 20분 이내 자유형 800미터 수영, 3m 스프링 보드 다이빙 등의 조건을 내세웠다.
미국도 2020년 배우 톰 크루즈가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으로 가 영화를 촬영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당시 미국항공우주국장 짐 브라이든스틴은 트위터를 통해 “영화배우 톰 크루즈가 우주정거장에서 영화를 함께 작업하게 돼 흥분된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톰 크루즈와 <엣지 오브 투모로우> 등을 함께 작업했던 더그 라이만이 감독과 각본을 함께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계획은 이후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인 상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