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리진의 달 착륙선 블루문 상상도. 나사 제공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두번째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로써 베이조스는 2년 전 달 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와 심우주 기술 실력을 겨루게 됐다.
나사는 19일(현지시간) 블루오리진이 이끄는 컨소시엄을 아르테미스 5호의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르테미스는 나사가 달 장기 체류와 화성 유인 비행을 준비하기 위해 추진하는 새로운 유인 달 착륙 프로그램이다. 아르테미스 5호는 2029년 발사 예정이다.
이번 달 탐사선 입찰에서 블루오리진은 록히드 마틴과 보잉, 허니비 로보틱스 등으로 컨소시엄을 꾸렸다.
스페이스엑스의 계약금액은 29억달러(3조8500억원), 블루오리진의 계약금액은 34억달러(4조5200억원)이이다.
나사의 빌 넬슨 국장은 “블루오리진이 아르테미스 우주 비행사를 달 표면으로 데려다줄 두 번째 공급업체로 인간 착륙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는 민간 및 국제 협력을 통해 유인 우주 비행의 황금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나사는 지난해부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해 11월 아르테미스 1호로 달 궤도 무인 왕복여행을 하는 데 성공했다. 내년에는 우주인 4명을 태운 아르테미스 2호로 달 궤도 유인 비행을 하고, 2025년 아르테미스 3호로 달 유인 착륙을 시도할 계획이다. 아르테미스 3호에는 여성과 비백인이 포함된 우주비행사 4명이 탑승하며, 이 가운데 2명만 달 표면에 착륙한다. 착륙 지점은 달 남극, 착륙선은 스페이스엑스의 스타십이다.
나사의 오리온 우주선이 우주비행사들을 달 궤도 정거장까지 데려가고, 이곳에서 2명이 스타십으로 갈아탄 뒤 달에 착륙하는 방식이다.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들은 6.5일 동안 탐사 활동을 벌인 뒤 오리온 우주선으로 돌아와 지구 귀환길에 오른다. 블루오리진이 개발하고 있는 달 착륙선 블루문도 스타십과 똑같은 방식으로 참여한다.
블루문 착륙선은 블루오리진이 개발 중인 뉴글렌 로켓 23피트(7m) 너비에 맞게 설계됐으며 추진제를 채웠을 때의 무게는 45톤 이상이다.
스페이스엑스의 달 착륙선 스타십 상상도. 나사 제공
아르테미스 6호부터는 경쟁 시스템으로
블루오리진은 아르테미스 5호 참여에 앞서 2028년 무인 착륙선 시험비행을 실시할 계획이다. 블루오리진은 달 착륙선이 30톤 화물도 운반할 수 있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향후 달 기지를 구축하는 데도 유용하다고 밝혔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6호부터는 스페이스엑스와 블루오리진의 착륙선 중에서 선택할 계획이다. 나사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착륙선 사업자를 추가함으로써 경쟁을 촉발해 비용을 절감하고 나아가 더 큰 투자 여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나사 마셜우주비행센터의 유인 착륙 시스템 프로그램 책임자인 리사 왓슨-모건은 보도자료를 통해 “경쟁 방식은 혁신을 이끌고 비용을 줄이며 민간 영역의 투자를 통해 달 경제와 같은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사는 2021년 애초 2개 업체를 달 착륙선 개발 사업자로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예산 부족으로 스페이스엑스만 선정한 바 있다. 블루오리진은 스페이스엑스보다 낮은 가격에 입찰했음에도 탈락한 데 반발하며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