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한국시각 7일 새벽)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아마존의 우주인터넷 위성 카이퍼샛 1~2호를 실은 아틀라스5 로켓이 이륙하고 있다. 아마존 제공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인터넷 구축 사업이 첫 발을 뗐다.
아마존은 6일 오후 2시(한국시각 7일 오전 3시)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저궤도 우주인터넷 ‘카이퍼 프로젝트’의 시험위성인 카어퍼샛 2기를 유엘에이(ULA)의 아틀라스5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카이퍼란 이름은 해왕성 바깥쪽에 있는 작은 천체들의 밀집 구역인 ‘카이퍼 벨트’에서 따왔다.
카이퍼 프로젝트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에 맞서 베이조스가 추진하고 있는 전 세계 저궤도 우주인터넷망이다. 우주인터넷은 기지국을 연결하는 광케이블망을 깔 필요가 없어 사각지대 없이 전 세계 어디에나 통신 서비스를 하는 데 유리하다.
유엘에이는 보도자료에서 시험위성이 목표 고도인 500㎞ 상공에 성공적으로 배치됐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발사 후 1시간도 안 돼 궤도에 있는 두 위성과의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2024년부터 망 구축을 시작해 2029년까지 5년 동안 모두 3236개의 위성을 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연방통신위 승인 요건에 따라 이 가운데 절반은 2026년까지 쏘아 올려야 한다. 아마존은 2024년 상반기에 첫번째 위성을 발사한 뒤 내년 안에 시험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아마존은 이를 위해 83기의 로켓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지난해 발표한 바 있다. 구매 대상은 유엘에이가 개발 중인 벌컨, 아리안스페이스가 개발 중인 아리안6, 아마존 계열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개발하고 있는 뉴글렌이다.
그러나 세 로켓 모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상태여서 발사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카이퍼샛 1호기와 2호기는 애초 지난 5월 유엘에이의 벌컨 로켓으로 발사할 예정이었으나 지상 연소시험 중 폭발이 일어나는 바람에 취소됐다.
아마존의 우주인터넷 수신 안테나. 아마존 제공
아마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한 연금기금은 “올해 이미 수십차례 로켓 발사에 성공해 비용 대비 효율이 가장 높은 업체 가운데 하나”인 스페이스엑스의 팰컨9 로켓을 배제한 데 대해 지난 8월 아마존을 고소했다. 블루 오리진 소유주이자 아마존 당시 최고경영자인 베이조스와의 이해충돌로부터 회사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송은 민간 우주로켓 개발을 둘러싸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온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뿌리깊은 경쟁의식과 관련이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기금은 “둘 사이의 쓰디쓴 과거를 고려할 때 베이조스는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를 전면 배제할 모든 이유가 있었다”며 “베이조스는 자존심 때문에 아마존의 위성 발사를 위해 경쟁자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우주인터넷 선발주자인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는 2019년 이후 지금까지 5천여기가 발사돼 4800여기가 작동 중이다. 스페이스엑스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60여개국에서 200만명의 가입자가 스타링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스타링크는 최종적으로 1만2천여기로 구성된다.
전 세계 저궤도 우주인터넷망을 추진하는 업체는 두 회사 말고도 영국의 원웹(OneWeb)이 있다. 원웹은 지금까지 620여기 위성을 쏘아올려 망 구축 준비를 마쳤으며, 지난 9월 말 프랑스에 본부를 둔 유럽 통신업체 유텔샛에 합병됐다. 한국에선 한화시스템이 2021년 원웹에 3억달러를 투자하며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