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엑스가 ‘연간 96회 로켓 발사’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올해 발사 일정을 모두 마쳤다. 사진은 96번째 임무를 수행한 팰컨9 로켓. 스페이스엑스 제공
연간 96회 우주로켓 발사, 로켓 19회 재사용, 위성 2000기 발사.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의 우주기업 스페이스엑스가 우주분야에서 또 다시 새로운 기록들을 세우고 올해 로켓 발사 일정을 모두 마쳤다.
스페이스엑스는 28일 밤(현지시각) 3시간 간격을 두고 플로리다 케네디우주센터와 케이프커내버럴우주군기지에서 미 우주군의 비밀 우주선 X-37B와 저궤도 인터넷위성 스타링크 23기를 각각 팰컨헤비와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이날 발사는 올해 95번째, 96번째이자 마지막 로켓 발사였다. 애초 목표로 했던 100회는 달성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61회보다 발사 횟수가 50% 이상 늘어났다. 한 해 동안 평균 3.8일에 한 번 , 다시 말해 매주 두차례꼴로 로켓을 발사한 셈이다.
스페이스엑스가 올해 발사한 로켓은 주력 로켓인 팰컨9이 91회, 팰컨9 1단계 추진체 3개를 묶은 팰컨헤비가 5회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스타십의 2회 시험발사까지 합치면 98회가 된다.
스페이스엑스는 내년엔 140회 이상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머스크는 최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내년에는 한 달에 12번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전 세계 우주 화물의 약 90%를 궤도에 올려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의 새해 첫 로켓 발사는 1월2일 예정돼 있다. 캘리포니아 반덴버그우주군기지에서 스타링크 위성 21기를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한다.
스페이스엑스의 올해 95번째 발사는 팰컨헤비가 맡았다. 팰컨헤비는 팰컨9 1단계 추진체 3개를 묶은 것이다. 스페이스엑스 제공
19번째 임무 수행을 마지막으로 작별한 B1058
스페이스엑스는 로켓 재사용에서도 올해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3일 스타링크 위성 23기를 싣고 날아오른 팰컨9 1단계 추진체 B1058이 지난 23일 스타링크 위성 23기를 싣고 19번째 임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해상 바지선에 착륙한 뒤 항구로 복귀하는 도중 거친 파도에 넘어져 파손되는 바람에 20회 재사용은 불가능해졌다. 스페이스엑스 엔지니어들은 올해 1단계 추진체의 사용 수명을 기존 15회에서 20회로 늘린 바 있다.
B1058은 2020년 5월30일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보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평균 2.3개월에 한 번꼴로 날아올랐다. 2020년 7월엔 한국 최초의 군사 전용 통신위성 아나시스 2호를 쏘아올렸다.
로켓을 재사용하면 로켓 발사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스페이스엑스에 따르면 로켓 제작비에서 1단계 추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른다. 이어 2단계 추진체가 20%, 페어링이 10%, 나머지 연료비 등이 10%다. 현재 세계 발사체 업체 중에서 로켓 재사용 기술을 갖고 있는 곳은 스페이스엑스가 유일하다.
스페이스엑스에 따르면 스타링크 가입자들은 지금까지 위성인터넷에서는 불가능했던 온라인 게임도 할 수 있다. 사진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브라질의 한 산 정상에서 스타링크 인터넷망을 이용해 온라인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스페이스엑스 제공
스타링크 위성만 63번 발사
스페이스엑스의 올해 96회 발사 중 63번은 이 회사가 구축하고 있는 우주인터넷망에 투입할 스타링크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배치하기 위한 것이었다.
스페이스엑스는 2019년 이후 지금까지 총 130회에 걸쳐 5650기의 위성을 쏘아올렸다. 올 한 해에만 1984기를 궤도에 올려놓았다. 하버드-스미소니언천체물리학센터의 조너선 맥도웰 연구원(천문학) 집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현재 작동 중인 위성은 5233기로 추정된다. 스페이스엑스는 2027년까지 1만2000기의 스타링크 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할 계획이다.
스페이스엑스는 스타링크 가입자 수는 70여개국 230여만명에 이른다고 최근 밝혔다. 스타링크는 올해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해 한국에서도 우주인터넷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