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에서 바라본 칸첸중가. 나사 제공
히말라야산맥의 칸첸중가는 해발 8586미터로, 세계에서 세번째로 높은 산이다. 원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여겨졌으나 19세기 중반 측량 결과 1위 자리를 에베레스트(해발 8848미터)에 내줬다.
그러나 우주에서 보면 칸첸중가도 납작하게만 보인다. 봉우리들이 구름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을 통해 입체감을 간접적으로 느낄 뿐이다. 인도와 네팔 경계에 있는 이 산을 고도 400km 상공에서 지구를 돌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촬영한 사진이 최근 공개됐다. 지난해 12월 촬영한 이 사진은 우주에서 본 해질녘의 칸첸중가 모습이다.
인도 다르질링의 타이거힐에서 바라본 아침 동튼 직후의 칸첸중가. 위키미디어 코먼스
전 세계에서 해발 8000미터가 넘는 산 봉우리는 모두 14개다. 칸첸중가는 이 가운데 가장 동쪽에 있는 산으로, 에베레스트에서 남동쪽으로 120km 떨어져 있다.
세계 최고봉의 산에 오르는 건 등반이라기보다는 인간 한계에 대한 도전이다. 미국항공주우국(나사)에 따르면 해발 5천미터에서는 지상보다 산소량이 절반에 불과하다. 해발 6천미터에 이르면 질식이 시작되고, 7천미터부터는 사고력이 뚝 떨어지며, 8천미터 이상에서는 아무리 출중한 등반가라도 며칠을 버티기 어렵다. 그래서 8천미터 이상은 데스존(죽음의 구역)이라 불린다.
1955년 영국 등반가 조 브라운과 조지 밴드가 처음으로 칸첸중가 정상에 올랐다. 한국에서는 엄홍길(2000년), 박영석(1999년), 한왕용(2002년), 김웅식(2001년), 김재수(2009년), 김창호(2010년)씨 등이 칸첸중가 정상에 섰다. 정상 등반에 도전한 세계 산악인 중 20%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히말라야는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해 생긴 산맥으로 약 800만년 전 지금과 같이 높고 험준한 지형을 형성했다.
곽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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