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신생기업, ‘액상 나노점토’ 특허기술 개발
스프링클러로 30~50cm 스며들 만큼 뿌려주면 끝
스프링클러로 30~50cm 스며들 만큼 뿌려주면 끝

두바이 사막땅에 액상나노점토를 뿌린 후 재배한 펄밀렛(위)과 수박(아래). 데저트콘트롤 제공

액상나노점토를 뿌리는 모습. 데저트콘트롤 제공
시험재배 결과 물 덜 들고 수확량 늘어 사실 작물 재배를 위해 모래에 점토를 섞는 건 새로운 아이디어는 아니다. 오래전부터 경험적으로 써왔던 방식이다. 이 회사의 기술은 이 점토를 나노 입자 수준으로 쪼개서 땅에 쉽게 뿌려줄 수 있는 액체물질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얻는 효과는 놀랍다. 원래 사막지대의 농업은 일반 토양에서보다 물이 3배 이상 더 필요하다. 그런데 액상 나노점토를 쓰면 작물에 주는 물의 양이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이 물질이 물이 함유된 수십센티 깊이의 대형 그릇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농지 전환을 위해 드는 점토의 양이 크게 줄어든다. 이 회사 추정으론 전통 방식보다 점토가 10분의 1밖에 들지 않는다. 셋째는 수확량이 늘어난다. 나노점토는 영양성분이 빠져나가는 것도 막아준다. 이들란 전무는 수확량이 평균 40% 이상 늘어난다고 말한다.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모래땅에서 시험한 결과, 대조군보다 두배 더 큰 당근과 양배추를 수확할 수 있었다. 이집트에서 실시한 시험에서는 밀 수확량이 네배나 늘어났다. 최근엔 두바이 인근 사막에서 수박과 호박, 사료로 쓰이는 펄밀렛(pearl millet)을 재배하는 시험을 했다. 이 회사는 중국과 파키스탄에서도 시험재배를 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사막땅에서 무성하게 자란 펄밀렛과 수박.
비용 드는 게 단점…자연 생태계 영향도 검증해야 더욱 놀라운 건 이 방식으로 마른 땅을 경작지로 바꾸는 데는 7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노점토를 원하는 깊이까지 뿌려주기만 하면 된다. 이 회사는 기존 방법으론 모래땅을 농경지로 바꾸는 데 7~15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 한번 뿌려주면 그 효과가 5년이나 지속된다. 땅에서 자라는 식물은 사막 땅의 온도를 낮춰주고 토양 침식도 막아준다. 이 기술을 드넓은 사막에 광범위하게 적용한다면 그 효과는 더 뚜렷할 것이다. 하지만 걸림돌이 있다. 우선 비용 문제가 있다. 사막 땅을 농경지로 바꾸는 데는 1제곱미터(0.3평)당 2~5달러가 든다. 웬만한 규모의 땅을 개조하려면, 수천만원이 들어가야 한다. 개도국 농부들이 감당하기에는 많은 돈이다. 또 한 가지는 이 방식이 사막의 자연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아직은 모른다는 점이다. 이 회사는 개발도상국 농민들이 큰 부담없이 `땅 스펀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생산 시설 확장과 함께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2030년까지 500만제곱킬로미터의 건조지대 또는 사막땅을 농경지로 녹화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곽노필의 미래창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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