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 못해 더러워질 때까지 입은 뒤 버려
1년간 체류할 경우 약 70kg 옷 갖고 가야
나사-피앤지, 무중력에서 쓸 세제 개발키로
1년간 체류할 경우 약 70kg 옷 갖고 가야
나사-피앤지, 무중력에서 쓸 세제 개발키로
근무복을 입고 임무 수행 중인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 우주비행사 매간 맥아더 트위터 (https://twitter.com/astro_megan)
우주복 안쪽에 입는 액체 냉각 및 환기 의류는 개인 물품이 아닌 우주비행사 공용이다. 유럽우주국 제공
2022년 5월 얼룩제거용 펜과 물티슈 보내 직접 실험 나사가 이런 고비용 저효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생활용품 대기업 피앤지(P&G)와 손을 잡고 우주에서도 옷을 세탁해 다시 입는 방법을 개발하기로 했다. 나사는 그동안 특수 항균 의류를 알아보기도 했지만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은 현재 무중력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근육과 뼈가 쇠약해지지 않도록 매일 2시간씩 운동한다. 운동을 하고 나면 속옷이 온통 땀에 젖고 땀냄새가 배인다. 이번 프로젝트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나사 우주비행사 출신 릴랜드 멜빈(Leland Melvin)은 미국 언론 인터뷰에서 “땀이 누적된 옷은 뻣뻣해지고 독성물질로 간주된다”며 “티셔츠, 반바지, 양말은 매주 한 벌씩 갈아입는다”고 말했다. 피앤지는 우선 오는 12월 우주용으로 개발한 분말세제 ‘나사 타이드’를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 6개월 동안 무중력상태에서 세제 성분들이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그런 다음 내년 5월 얼룩 제거용 펜과 물티슈를 배송해 우주비행사들이 직접 시험해보도록 할 예정이다. 피앤지는 지상과 우주에서의 세탁 기능 차이를 알아보기 위해 지구에서도 같은 재료로 같은 시간에 똑같은 실험을 수행한다.
우주정거장의 우주비행사들은 매일 2시간씩 운동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물 거의 안쓰는 우주용 세탁-건조 복합기도 개발중 우주 세탁법이 개발되면 쓰레기가 줄어드는 것 외에도 의류 구입과 운송에 드는 비용을 절약하는 경제적인 효과도 있다. 우주비행사 한 사람이 1년간 입을 옷에 들어가는 비용은 160만달러(약 18억원)에 이른다. 피앤지는 이와 함께 최소한의 물과 세제로 작동할 수 있는 세탁-건조 복합기도 개발하고 있다. 개발에 성공하면 이 기술은 지구에서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용 세탁-건조 복합기의 개발 과제에는 한 가지가 더 있다. 현재 우주비행사들의 소변과 땀을 재활용하는 것처럼 세탁에 쓴 물도 재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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