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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뇌의 기억력, 공부할때 보다 쉴때 20배나 더 좋다

등록 2021-07-06 10:00수정 2021-07-06 10:19

뇌 영상 기술로 휴식 중 기억재생 활동 첫 측정
학습과 휴식 번갈아 할때 기억력 향상되는 이유
기억 강화를 위해서는 휴식이 실제 학습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기억 강화를 위해서는 휴식이 실제 학습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픽사베이

인간의 뛰어난 학습 능력은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만든 결정적 요인 가운데 하나다. 특히 학습 내용을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데는 수면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밤에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뇌는 낮에 습득한 정보들 가운데 필요없는 건 버리고 필요한 것만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우리 뇌의 학습 능력에 대해선 여전히 밝혀내야 할 것이 많다. 그 중 하나가 학습 중에 휴식을 취하면 기억이 더 잘 된다는 점이다. 휴식 없이 연속적으로 학습할 때보다 휴식과 학습을 교차할 때 기억력이 더 향상된다. 과학자들은 이를 ‘간격 효과’라고 부른다. 과학자들은 19세기 말부터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휴식의 기억력 강화 효과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선 규명하지 못했다.

미국 국립보건원 국립신경질환뇌졸중연구소(NINDS)가 주도하는 국제 연구진이 최신 뇌영상 기술을 이용해, 뇌가 새로운 내용의 학습을 할 때 휴식 시간 동안 빠른 속도로 기억을 재생하며, 그 재생 속도는 실제 학습 때보다 20배 빠르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에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33명의 오른손잡이 자원자를 모집했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10초의 시간을 주고, 평소 잘 쓰지 않는 왼손으로 ‘41234’라는 숫자를 가능한 한 빠르고 정확하게 타이핑하도록 했다. 그런 다음 10초의 휴식을 준 뒤 다시 똑같은 숫자를 타이핑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36번을 반복하는 동안 실험 참가자들의 머리에 씌운 장치로 뇌자도(MEG)를 기록했다. 뇌자도란 뇌신경 세포의 전류로 발생하는 자기장을 측정하는 고해상도의 뇌기능 영상 기술이다. 뇌 조직에서 자기장은 다른 뇌파 기록 기술보다 더 상세하게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

휴식 중의 뇌 기억 재생 활동 부위. Credit: Courtesy of Cohen lab, NIH/NINDS.
휴식 중의 뇌 기억 재생 활동 부위. Credit: Courtesy of Cohen lab, NIH/N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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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중의 기억 강화 효과보다 4배 더 강력

관찰 결과, 휴식 시간 동안 자판 누르기와 관련한 신경 활동이 빠르게 반복 재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 속도는 실제 연습 때보다 20배나 빠른 50밀리초였다. 연구진은 이는 우리가 의식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라고 설명했다.

휴식 중의 신경재생을 통한 기억 강화는 수면 중의 기억 강화 효과보다 약 4배나 더 강력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반복 횟수는 마지막 11번 때보다 처음 11번 때 더 많았다. 처음 11번 연습 때는 10초의 휴식 시간 동안 반복 횟수가 최대 30회에 이르렀다. 첫 11번 연습 때의 휴식시간 중 신경재생 횟수는 후반부 연습 때의 휴식시간이나 실험을 끝낸 뒤의 휴식시간 때보다 2~3배 더 많았다.

흥미로운 건 휴식 중의 재생 횟수가 기억력의 예고 지표 역할을 했다는 점이다. 즉 뇌에서의 신경 재생 횟수가 더 많은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냈다.

연구를 이끈 레오나르도 코헨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새로운 걸 학습할 경우, 깨어 있는 상태의 휴식이 실제 연습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보여준다”며 “휴식 시간은 우리 뇌가 방금 연습한 것에 대한 기억을 압축하고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헨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 신경 재생 활동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법을 개선하고, 뇌졸중 같은 뇌병변 환자의 재활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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