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화성 첫 표본 수집, 어떻게 하나]
2주 이내 시작하기로…옅은색 암석이 첫 대상
3.7억km 떨어진 지구 지시 받으며 11일 작업
2주 이내 시작하기로…옅은색 암석이 첫 대상
3.7억km 떨어진 지구 지시 받으며 11일 작업
이곳이 첫 화성 표본 수집 지역이다. 옅은색 기반암들이 유력 후보다. 7월8일에 촬영했다. 나사 제공
동그라미 안의 지역에서 수집 대상을 선택한다.
퍼시비런스의 이동 경로. 지금은 1단계로 착륙 지점에서 아래쪽을 탐사하고 있다. 나사 제공
“화성에 관한 지식을 새로 쓰는 과정의 시작” 나사 본부의 토마스 주부첸(Thomas Zurbuchen) 과학부국장은 “닐 암스트롱이 52년 전 ‘고요의 바다’에서 첫 달 표본을 수집한 것은 인류가 달에 대한 지식을 새로 쓰는 과정의 시작이었다”며 퍼시비런스의 첫 표본 수집도 화성에서 그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나사에 따르면 암스트롱이 첫 달 표본을 수집하는 데 걸린 시간은 3분35초였다. 나사는 퍼시비런스가 표본 수집을 시작해 작업을 마치기까지는 11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암스트롱은 스스로 판단해 표본을 수집할 수 있었지만, 퍼시비런스는 수억km 떨어진 지구 나사 과학팀의 지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지구와 화성 사이의 거리는 3억7700만km다. 따라서 퍼시비런스가 보내는 데이터가 지구에 도착하는 데는 21분이 걸린다. 퍼시비런스의 운영과 관리는 캘리포니아의 제트추진연구소가 맡고 있다.
왓슨이 근접 촬영한 화성의 암석 표면.
다섯 가지 장비 동원…현장에서 물질 분석 이때 로봇팔 끝에 달려 있는 셜록, 픽슬, 왓슨 세 가지 장비를 동원한다. 셜록은 자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어떤 광물인지, 어떤 유기화합물이 있는지 판별한다. 픽슬은 물체의 화학 원소 성분을 분석하는 엑스선 분광계다. 왓슨은 2~25cm의 근접 촬영 사진을 찍어 대상 물체의 색상과 입자 크기, 질감 등을 파악하는 광각 카메라 센서다. 탐사차 상단에 있는 슈퍼캠과 마스트캠-제트도 이 작업을 함께 돕는다. 슈퍼캠은 레이저를 암석 표면에 쏘아 데이터를 분석하고, 마스트캠-제트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한다. 나사는 이 다섯가지 장비를 함께 사용하면 현장에서 상세한 지질학적 물질 분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픽슬이 분석한 암석의 성분들.
분필 크기 만한 용기에 최대 15g 담아 사전 작업이 끝나면 퍼시비런스는 충전을 위해 하루 동안 휴식을 취한다. 충전을 끝내고 다음날이 시작되면 드디어 본격적인 수집 작업에 들어간다. 로봇팔 끝의 수집장치가 암석 표면을 드릴로 파고, 이때 나온 암석 가루를 빨아들여 표본 용기에 집어넣는다. 이 수집장치는 드릴과 7개의 모터, 3000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돼 있다. 표본 용기는 길이 15cm, 무게 57g의 가느다란 원통으로 분필 크기 정도이다. 재질은 티타늄이며, 햇빛에 의한 화학적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겉면은 흰색으로 코팅돼 있다. 표본 용기가 채워지면 로봇팔이 표본의 양을 측정하고 사진을 찍은 뒤, 밀봉해 퍼시비런스 본체 안에 보관한다. 용기 하나에 15g까지 담을 수 있다. 퍼시비런스에 있는 표본 용기는 모두 43개다. 이 가운데 실제로 표본을 담는 것은 38개다. 나머지 5개는 화성의 공기 중 미립자를 수집해 담는다. 실제 표본 물질과 비교 분석하기 위한 것이다.
표본 용기.
2020년대 후반 수거선 보내 2031년 지구로 퍼시비런스는 일단 용기 20개를 채우면 1차로 땅에 묻어 보관한다. 이어 화성 착륙 후 1년(화성일 기준, 지구일 687일)이 되기 전에 나머지 수집 작업을 마친다. 나사는 2020년대 후반 2개의 우주선을 보내 표본을 수거한 뒤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나사와 유럽우주국은 2026년 각기 화성에 두 대의 탐사선을 보낸다. 나사는 표본 수거 착륙선(SRL)을, 유럽우주국은 지구 귀환 궤도선(ERO)을 맡기로 했다. 두 우주선은 2028년 여름 화성 표면과 궤도에 도착해 표본을 수거한 뒤, 2031년 지구를 향해 출발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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