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흑인 부족 ‘아이타 막부콘’
게놈 5%가 5만여년 전 멸종 데니소바인
“현인류와 고인류, 동남아서 복잡한 교류 시사”
게놈 5%가 5만여년 전 멸종 데니소바인
“현인류와 고인류, 동남아서 복잡한 교류 시사”
필리핀의 흑인부족인 아이타 막부콘족. 필리핀원주민전국위원회(NCIP) 제공
아이타 막부콘족이 사는 바탄반도. 사진 출처(https://mobile.twitter.com/bongvlaurel/status/1426540774053666820/photo/1)
파푸아 주민보다 최대 46% 더 많아 그렇다면 데니소바인과 현생 인류의 접촉은 어디에서 가장 활발했을까? 스웨덴 웁살라대가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필리핀인들, 그 중에서도 흑인부족인 ‘아이타 막부콘’족이 데니소바인의 DNA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이타 막부콘족 게놈의 데니소바인 DNA 비율은 약 5%다. 이는 이전에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인 파푸아뉴기니섬의 파푸아족보다 30~40% 많은 것이다. 반면 대륙에 거주하는 대부분의 아시아인들한테선 데니소바인 DNA 비율이 극히 적다. 유럽과 아프리카 사람들한테선 데니소바인 게놈이 전혀 발견되지 않는다.
필리핀의 흑인 부족 얼굴들. 라레나 교수 연구실(larenalab.com) 제공
2008년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에서 발굴된 손가락 뼈(복제품).
예상보다 훨씬 더 복잡 다양한 교류 있었던 듯 연구를 이끈 웁살라대 막시밀리안 라레나 교수(인구유전학)는 현 인류와 데니소바인의 이종교배는 다양한 시기에 걸쳐 여러 지역에서 이뤄졌으며 필리핀 네그리토와 파푸아인 게놈에 다양한 비율의 데니소바인 흔적을 남겼다고 덧붙였다. 라레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데니소바인들이 동남아 지역 여러 섬에 널리 분포해 살았음을 시사한다”며 “현인류와 고인류 사이에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교류의 역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호모 에렉투스, 호모 루소넨시스 등 여러 고인류의 흔적이 이 일대에서 발견된 점을 고려하면 현인류와 고인류의 교류 관계는 매우 복잡해진다.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는 11만년 전 것으로 보이는 호모 에렉투스의 화석이, 필리핀 루손섬에서는 6만7천년 전 것으로 보이는 호모 루소넨시스의 발가락 뼈와 치아가 발견된 바 있다.
세계 각 지역 인구의 데니소바인 게놈 보유 비율. 빨간색이 가장 비율이 높은 지역이다. Credit: Sankararaman et al./Current Biolog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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