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디자인과 크기를 갖는 3차원 전자소자. 숭실대 제공
한국 대학 연구팀과 미국 대학의 한국인 연구팀이 공동연구로 씨앗 구조를 본뜬 3차원 전자소자를 개발해 연구논문이 유명 과학저널 <네이처> 표지로 실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3일 “김봉훈 숭실대 유기신소재·파이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미국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 연구팀의 김진태 교수 및 박윤석·장호경 연구원과 함께 공동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3차원 전자소자를 개발해, 연구 논문이 <네이처> 23일(현지시각)치 표지에 실렸다”고 밝혔다.
네이처 23일(현지시각)치 표지. ‘네이처’ 제공
김봉훈 교수 연구팀은 바람에 실려 퍼지는 씨앗의 3차원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 연구팀은 생체모방 기술을 통해 복잡한 3차원 형태를 지닌 전자소자를 개발했다. 민들레 홀씨처럼 바람을 타고 들판에 퍼지는 원리를 이용해 넓은 지역에 퍼질 수 있는 초소형 3차원 전자소자 개념을 제시하기는 연구팀이 처음이다.
바람에 실려 퍼지는 씨앗(왼쪽)을 모사해 만든 3차원 전자소자 개념(오른쪽). ‘네이처’ 제공
공기중에 비행을 통해 스스로 이동하는 로봇으로는 드론과 같은 큰 비행체나 초소형 전기모터를 활용한 수∼수십㎝ 크기의 비행로봇이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계부품과 복잡한 디자인 때문에 소형화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전자소자는 바람 에너지를 이용해 날아가는 무동력의 수동형 비행체다. 소자 크기는 수십㎛에서 수백㎛(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미터)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특히 유체역학 실험을 통해 소형 비행체가 이동할 때 발생시키는 미세 난류를 정밀하게 측정함으로써 최적의 효율을 갖는 3차원 디자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숭실대 김봉훈 교수, 미국 노스웨스턴대 김진태 교수, 박윤석·장호경 연구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연구팀은 3차원 전자소자를 산과 들판에 뿌리면 자연 오염 상태를 감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연구팀은 실제로 3차원 전자소자에 공기중 미세먼지 농도를 정밀 측정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전기회로를 결합해 환경오염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김봉훈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산지가 많은 지형을 대상으로 새로운 형태의 환경오염 감시가 가능한 차세대 로봇·비행체를 개발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