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미래&과학 과학

배터리가 고무줄처럼 쭉쭉…‘비늘형 배터리’ 나왔다

등록 2021-10-02 09:01수정 2021-10-03 10:03

기계연구원, 비늘 구조로 유연성·신축성 구현
웨어러블 기기·재난구조 로봇 등에 활용 기대
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팔과 손에 착용한 모습.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팔과 손에 착용한 모습. 기계연구원 제공

단단한 젤라틴이 주성분인 뱀 껍질은 물고기 비늘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비늘과 같은 형태의 껍질은 하나씩 따로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서로 접혀 있어 외부 충격으로부터 몸을 보호해주면서도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비늘 사이의 주름이 몸의 유연성과 신축성을 구현해주기 때문이다.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역학장비연구실 연구팀(장봉균, 현승민)이 이런 뱀의 비늘 구조를 모방해 뱀처럼 잘 휘고 늘어나는 비늘형 배터리를 개발했다.

이 배터리는 여러 개의 작고 단단한 배터리가 비늘처럼 연결돼 있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소프트 로봇, 웨어러블기기 등 다양한 형태의 기기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늘형 배터리를 소프트 로봇에 적용하면 로봇 움직임에 맞춰 변형하면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비늘형 배터리를 소프트 로봇에 적용하면 로봇 움직임에 맞춰 변형하면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팔과 손에 착용한 모습.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신축성 뱀 비늘형 배터리를 팔과 손에 착용한 모습. 기계연구원 제공

연구팀이 공개한 배터리를 보면, 육각형 모양의 작은 배터리 셀들이 유연한 전기선으로 연결돼 있다. 이 연결선이 접혔다 폈다 하면서 배터리에 신축성을 부여해준다. 연구진은 “구불구불한 곳을 이동하는 로봇에 부착하면 그 움직임에 맞춰 변형하면서 로봇 구동을 위한 전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늘형 배터리의 핵심은 배터리 셀의 연결 방식에 있다. 연구진은 작은 육각형 모양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폴리머와 구리로 만든 연결부와 결합시켜 경첩처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도록 했다.

비늘형 배터리와 뱀 비늘의 구조 비교.
비늘형 배터리와 뱀 비늘의 구조 비교.

배터리가 이런 특성을 갖게 되면 기존 고정부착형 배터리로선 구현하기 어려운 기기를 만들 수 있다.

우선 다양한 굴곡이 필요한 인체 착용형(웨어러블) 소프트 로봇이나 맞춤형 재활 의료기기 제작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또 장애물이 있는 좁은 공간을 이동할 필요가 있는 재난구조용 로봇의 전력 공급 장치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국기계연구원 장봉균 박사가 비늘형 배터리에 쓰일 전극 구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한국기계연구원 장봉균 박사가 비늘형 배터리에 쓰일 전극 구조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기계연구원 제공

장봉균 선임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뱀 비늘의 구조에 착안해 유연하고 신축성 있는 특성을 살리면서도 안전성을 갖춘 배터리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재활 의료 및 재난 구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시험 결과 3만6천번 이상 접었다 폈다 할 때까지 90% 이상의 신축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 종이접기에서 착안한 제조 공정을 이용하면 연결부를 자르고 접을 수 있어 대량 생산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8월16일 국제학술지 ‘소프트 로보틱스’ 온라인에 ‘무선 소프트로봇을 위한 생체모방 비늘형 배터리’(Bioinspired, Shape-Morphing Scale Battery for Untethered Soft Robots)라는 제목으로 발표됐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미래&과학 많이 보는 기사

박테리아 꽃부터 유성우 쇼까지…네이처가 뽑은 올해의 과학사진 1.

박테리아 꽃부터 유성우 쇼까지…네이처가 뽑은 올해의 과학사진

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2.

초속 1600km 중성자별이 그린 ‘기타 성운’

“동물실험 대체하는 컴퓨터, 화학독성 예측 정확도 더 높아” 3.

“동물실험 대체하는 컴퓨터, 화학독성 예측 정확도 더 높아”

과학자가 본 계엄 실패 원인…신세대 장병이 ‘민주주의 살인’ 막았다 4.

과학자가 본 계엄 실패 원인…신세대 장병이 ‘민주주의 살인’ 막았다

시험도 좋은 학습법…단, 주관식일 경우만 5.

시험도 좋은 학습법…단, 주관식일 경우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