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형제 이어 두번째로 비행기 날린 중국
미국의 첫 화성 헬리콥터 빼닮은 시제품 공개
미국의 첫 화성 헬리콥터 빼닮은 시제품 공개
중국 화성헬리콥터 시제품. 상단에 태양전지가 없다. 국가우주과학센터 제공
미 항공우주국의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 나사 제공
미국이 수십년 동안 이룬 화성 탐사기술 빠르게 추격중 미국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화성에서 무인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최근 화성 헬리콥터 시제품을 공개했다. 첫 화성 탐사에서 착륙선과 궤도선, 로버(탐사차)를 한꺼번에 보낸 데 이어 미국이 수십년에 걸쳐 이룬 우주기술을 맹렬하게 추격하고 있다. 중국 국가우주과학센터(NSSC)가 개발중인 헬리콥터 시제품은 미국의 화성 헬리콥터 ‘인지뉴이티’와 기체 모양이 매우 흡사한 수직 이착륙기다. 무엇보다 인지뉴이티와 똑같이, 하나의 회전축에 두개의 회전날개를 장착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두 날개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켜 양력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인지뉴이티의 경우 이 구조에서 날개 회전 속도를 지구 헬기의 4~5배인 분당 2500회까지 높여 양력을 만들어낸다. 화성의 대기 밀도가 지구의 1%에 불과한 탓이다. 날개 밑에 카메라 등의 장비가 든 네모 상자를 배치하고, 착지를 위한 다리가 4개인 것도 똑같다. 회전 날개의 길이는 중국이 1.4m로 인지뉴이티의 1.1m보다 크다. 다만 동력을 공급하는 방식은 좀 다르다. 인지뉴이티는 동체 상단에 탑재한 태양광 패널로 낮 동안 충전해 동력으로 쓴다. 반면 중국의 헬리콥터엔 태양광 패널이 없다. 개발팀은 탐사차로부터 무선 충전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있으나, 태양전지를 함께 이용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미 전기전자 미디어 ‘스펙트럼’은 보도했다.
1909년 중국인 펑루가 제작한 ‘펑루 1호기’. 위키미디어코먼스
경로 안내와 탐사 활동 겸하는 1인2역 시스템이 특징 무게는 중국 헬리콥터가 2.1kg으로 인지뉴이티(1.8kg)보다 약간 무겁다. 아직까지는 설계 단계이지만 5~10미터 고도에서 비행하며 초속 5미터의 속도로 최대 3분 동안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역시 인지뉴이티와 비슷하다. 지금까지 13차례 비행한 인지뉴이티는 고도 5~10미터 높이에서 초속 5미터의 속도로 1~3분을 날았다. 중국과학보에 따르면 국가우주과학센터가 화성 헬리콥터 개발을 처음 구상한 것은 2019년 3월이었다. 그해 6월 승인을 받아 시작된 중국 헬리콥터 개발의 초점은 소형 다중 스텍트럼 탐지 및 이미징 시스템에 있다. 비행 경로를 안내하면서 동시에 과학적 탐사 활동도 겸할 수 있는 ‘1인2역’의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을 장착한 화성 헬리콥터는 소형 분광기로 화성의 암석 등 표면 물체를 감지해 구성 성분을 확인할 수 있으며, 탐사 표적이 발견되면 위험물을 피해 목표물에 빠르고 정확하게 갈 수 있도록 안내할 수 있다.
1903년 12월17일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 1호기 시험비행. 위키미디어코먼스
개발기간 5~6년 예상…2028년 화성 탐사 때 이용 기대 기술적 타당성 검증을 마친 개발팀은 앞으로 화성의 낮은 기온, 약한 중력, 희박한 대기 밀도 등 지구와는 매우 다른 환경에서 수개월~1년 이상 작동할 수 있는 생존 기술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로선 시험시설이 없어 새로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가우주과학센터의 볜춘장 개발팀장은 “앞으로 5~6년은 연구개발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며 “이런 기술적 문제를 극복하고 다음 화성 탐사에선 헬리콥터가 정식으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스펙트럼’은 중국이 2028~2030년 사이에 화성 표본 수집·귀환을 위한 우주탐사선을 발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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