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II)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성층권으로 향하고 있다. 2010년 3월 개발사업이 시작된 누리호는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이날 발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누리호의 3단에 1.5t 모사체 위성(더미 위성)을 탑재했다. 연합뉴스
21일 발사된 누리호가 100% 미션 완료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내년 5월로 예정된 발사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지난 8월 누리호 1차 발사 일정을 확정하면서 2차 발사도 내년 5월19일로 잠정 확정했다. 권현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1차 발사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2차 발사는 그대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자력 발사에 성공한 9개국 가운데 첫번째 발사에서 성공한 국가는 옛소련(1957년), 프랑스(1965년), 이스라엘(1988년), 세 곳뿐이다. 일본의 경우 1966년부터 69년까지 네번의 실패 끝에 성공했으며, 프랑스·영국·독일 유럽 3개국이 공동으로 개발했던 로켓도 1968년부터 4년에 걸쳐 실패를 거듭했다.
이번 누리호 1차 발사와 내년 5월 2차 발사는 엄밀히 말하면 ‘리허설’에 가깝다. 발사체가 운송수단으로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단계여서 현장에서는 ‘시험발사’라고 지칭한다. 1차 때는 아예 더미 위성만을 실었고, 2차 때도 200㎏의 소형 위성과 1.3톤의 더미 위성을 탑재한다.
누리호의 본격적인 운용은 1·2차 시험발사의 성패에 상관없이 내년 말께부터 시작된다. 내년 12월에 발사될 예정인 3차 누리호에는 처음으로 실제 운용할 차세대 소형 위성 2호가 실린다. 2024년 4차 때는 차세대 중형 위성 3호와 초소형 위성 1호가 함께 탑재된다. 2026년 5차와 2027년 6차 때는 초소형 위성 5기, 6기씩이 탑재된다. 차세대 소형 위성 2호를 개발하고 있는 장태성 카이스트 책임연구원은 “기술적 신뢰도 확보를 위해 반복 발사가 필요하다. 또 다중 위성 발사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흥(나로우주센터)/이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