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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우주에서 먹는 풋고추, 어떤 맛일까?

등록 2021-11-02 11:03수정 2021-11-04 02:40

국제우주정거장서 재배, 4개월만에 첫 수확
역대 가장 길고 복잡한 우주 재배 실험 성공
약 4개월만에 수확한 우주 재배 고추. 메건 맥아더 트위터
약 4개월만에 수확한 우주 재배 고추. 메건 맥아더 트위터

우주 재배 작물 목록에 고추가 추가됐다. 고추에는 다양한 영양 성분이 들어 있으며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다.

미 항공우주국(나사) 우주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직접 키운 고추를 수확해 최근 시식했다.

나사에 따르면 우주비행사들은 지난 7월부터 우주정거장의 실내 재배장치(APH)에서 ‘해치 칠레’(Hatch chile)라는 품종의 고추 씨앗을 키웠다.

우주비행사들은 이 고추를 약 4개월만에 수확한 뒤 지구에서 가져간 토마토와 아티초크(엉겅퀴의 일종), 쇠고기와 함께 또띠아에 넣어 타코를 만들었다. 나사 우주비행사 메건 맥아더(Megan McArthur)는 지난달 30일 “시식을 위해 빨간색, 파란색 고추를 수확해 타코를 만들었다”며 고추와 타코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수확한 고추를 넣어 완성한 타코. 메건 맥아더 트위터
수확한 고추를 넣어 완성한 타코. 메건 맥아더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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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개 씨앗 보내…11월 말에 한 차례 더 수확

7월12일부터 시작된 고추 재배는 역대 가장 길고 복잡한 우주 재배 실험이다. 나사는 전 세계 24개 이상의 고추 품종을 대상으로 생장 실험을 거쳐 이 고추를 선택했다. 순수 품종은 아니며 뉴멕시코의 전통 고추와의 교배를 통해 만든 개량종이다.

우주비행사들은 11월 말에도 한 차례 더 수확할 예정이다. 시식하고 남은 고추는 소독 처리를 거친 뒤 분석을 위해 지구로 보낼 계획이다.

나사는 지난 6월 화물 우주선에 고추 씨앗 48개를 보내 점토와 비료가 든 재배장치에 심었다. 현재 우주정거장에는 3대의 식물 재배장치가 있는데, 이번에 고추를 재배한 장치가 가장 크다. 여기엔 180개 이상의 센서와 제어 장치가 있다.

수확하기 전의 고추. 나사 제공
수확하기 전의 고추.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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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직접 재배과정 제어

고추 재배 과정은 지상의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직접 제어하고 우주비행사들이 이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고추가 열매를 맺는 데 가장 중요한 과정은 수분(꽃가루받이)이다. 나사는 이를 위해 다양한 속도로 팬을 돌려 바람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수분을 유도했다. 일부는 우주비행사가 직접 수작업으로 수분하기도 했다.

나사는 성명을 통해 “이번 실험에는 우주 작물에서의 미생물 분석과 우주에서 처음으로 재배된 고추의 풍미, 질감 및 영양에 대한 승무원의 평가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우주비행사가 고추가 자라고 있는 실내 재배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나사 제공
우주비행사가 고추가 자라고 있는 실내 재배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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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이점

우주에서 직접 작물을 재배하면 크게 세 가지 이점이 있다. 첫째는 현지에서 식품을 직접 길러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가는 데만도 몇달씩 걸리는 화성 여행행에서는 진공 포장식품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보관에 따른 변질, 영양소 파괴 위험이 있어 현지 조달 필요성이 더 크다. 둘째는 식물이 광합성 과정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주고 산소를 공급해준다는 점이다. 셋째는 단조롭고 외로운 우주생활에서 성장하는 녹색 식물의 존재 자체가 우주비행사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고추 작물에 꽃이 피었다. 나사 제공
고추 작물에 꽃이 피었다. 나사 제공

나사가 우주재배 실험을 시작한 건 2014년 적상추가 처음이었다. 이후 녹색상추, 양배추, 겨자, 케일, 무 등 10여종의 작물을 우주정거장에서 재배했다. 나사는 지상 시험을 통해 미래 우주인들의 식품 후보로 100여종의 식물을 선별해 놨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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