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주정거장에서 본 2022년 첫 일출. ISS 트위터
국제우주정거장 비행사들이 우주에서 본 2022년 새해의 첫 일출 사진을 공개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하루 전 미국항공우주국(나사)에 우주정거장의 운영 시한을 연장하기로 약속했다.
우주비행사들은 2일(미국시각 기준) 우주정거장 공식 트위터를 통해 ‘해피 뉴 이어’ 인사와 함께 일출 사진을 공개하고 “우주정거장은 세계표준시 기준 12시(한국시각 1일 오전 9시)를 기해 2022년을 맞았다”고 밝혔다.
우주정거장은 고도 400km 상공에서 약 2만8천km의 속도로 90분에 한 번씩 지구를 돈다. 따라서 우주정거장에서는 하루에 16번의 일출을 볼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새해 첫 일출 사진.
공교롭게도 나사는 새해를 하루 앞둔 12월31일 바이든 행정부가 우주정거장의 운영 시한을 2024년에서 2030년으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성명을 통해 “앞으로 유럽과 일본, 캐나다, 러시아와 협력해 이 유일한 궤도실험실을 2020년대가 끝날 때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우주정거장의 핵심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러시아는 앞서 지난 11월 수명이 끝난 기상위성을 파괴하는 미사일을 발사해 1500개 이상의 우주 쓰레기를 양산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이번 결정이 나온 것은 지정학적 대립과는 상관없이 미국이 러시아와의 우주정거장 협력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한 것이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국(로스코스모스) 국장은 올해 초 ‘시엔엔’과의 인터뷰에서 “우주정거장은 가족이며, 가족끼리 이혼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엑스의 유인 우주선에서 도킹하기 전에 촬영한 국제우주정거장. 나사 제공
올해로 우주비행사들이 체류 활동을 시작한 지 22년째를 맞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그동안 3천건 이상의 연구가 수행됐다. 그러나 우주정거장의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지난 몇년 사이 작은 사고가 잇따라, 안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나사는 국제우주정거장을 적절한 시점에서 퇴역시키고, 그 이후엔 우주정거장 시스템을 민간에게 넘긴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 후보 업체로 블루 오리진과 노스럽그러먼, 나노랙스 3개 업체를 선정했다.
나사는 다만 우주정거장 공백기라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지지 않도록, 민간 우주정거장이 자리잡기 전까지는 국제우주정거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기를 희망해 왔다.
앞서 나사는 감사보고서를 통해 2028년부터 2년간은 국제우주정거장과 민간 우주정거장을 함께 운영하다 2030년 이후 민간 우주정거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의회의 예산 승인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이번 결정은 나사의 희망을 수용한 것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