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박근 아령 운동 실험한 결과 최대강도로 하루 한 번씩 했더니 4주 뒤에 근육이 10% 이상 붙어
하루 3초만 투자해도 뚜렷한 근육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픽사베이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반길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에 덤벨(아령)을 한 번씩만 들어도 근력이 뚜렷하게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에디스코완대와 일본 니가타의료복지대 연구진이 최근 국제학술지 ‘스칸디나비아 스포츠의·과학 저널’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하루 3초만 투자해도 근육에 유의미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39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덤벨을 이용해 4주 동안 1주일에 5일씩 하루 3초간 최대의 힘을 주어 단 한 번의 이두박근 운동을 하도록 했다. 연구진은 대조를 위해 또 다른 학생 13명에겐 운동을 시키지 않은 채 근육량의 변화만 측정했다.
실험참가자들이 덤벨로 한 이두박근 운동은 세가지 동작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구심성(단축성, concentric) 수축 운동이다. 덤벨을 쥔 팔을 접으며 가슴 쪽으로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둘째는 원심성(신장성, eccentric) 수축 운동으로, 팔에 힘을 주며 어깨 쪽에서 엉덩이 아래쪽으로 펴는 동작이다. 셋째는 등척성(등장성, isometric) 수축 운동이다. 덤벨을 든 팔을 가슴에서 90도 각도로 유지한 채 힘을 주어 버티는 동작이다.
보통 이두박근 운동을 할 때는 이 세 가지 동작을 포함해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동작별로 나눠 할 수도 있다.
세 가지 동작 중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팔에 힘을 주면서 덤벨을 아래쪽으로 펴는 원심성 수축 운동이다.
가장 큰 효과는 아령 든 팔 펴는 동작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각 동작의 효과를 살펴봤다. 4주 후 근육의 변화를 측정한 결과 가장 큰 효과를 본 학생들은 원심성 수축 운동을 한 그룹이었다. 근육량이 운동 전보다 평균 11.5% 증가했다. 특히 구심성 근육(12.8%), 등척성 근육(10.2%), 원심성 근육(12.2%) 세 가지 근육이 모두 좋아졌다. 한 번의 동작으로 1석3조의 효과를 본 셈이다.
반면 구심성 및 등척성 운동을 한 학생들은 운동 효과가 덜했다. 구심성 운동 그룹은 등척성 근육만 6.3% 늘어났고 다른 근육은 변화가 없었다. 등척성 운동 그룹은 원심성 근육만 7.2% 늘어났다.
원심성 수축 운동의 효과가 큰 것은 이 동작이 다른 동작보다 관절 주변부의 더 많은 근섬유조직들을 자극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이끈 에디스코완대 켄 노사카 교수(스포츠과학)는 “원심성 수축의 강력한 효과를 뒷받침하는 메커니즘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하루 3초의 최대 강도 운동만으로도 비교적 짧은 기간에 근력이 향상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근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필요는 없다. 에디스코완대 제공
양질의 운동이라면 운동시간 짧아도 무방
하루에 단 한 번만 덤벨을 든 것이므로, 4주라고 해봤자 총 운동시간은 60초밖에 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켄 노사카 교수는 “이번 실험 결과는 근력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많은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양질의 운동이라면 짧아도 몸에 충분히 좋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노화에 따른 근육 손실을 예방하는 데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예컨대 팔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에서도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면 온몸의 근육을 좀 더 효율적으로 단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사카 교수는 보도자료에서 “아직 다른 근육에 대해 조사하지는 않았지만 3초 법칙이 다른 근육에도 적용된다면 아마 30초 안에 전신 운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에 한 곳당 한 번씩만 운동하면 운동 후 근육통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