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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오미크론 백신, 기존 3차와 큰 차이 없나…게임체인저 못될듯

등록 2022-02-18 08:55수정 2022-02-18 09:43

동물시험 단계 결과서 기대만큼 성과 안나와
모더나·화이자, 지난달 인체대상 임상시험 돌입
화이자와 모더나가 오미크론에 특화한 백신을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언스플래시
화이자와 모더나가 오미크론에 특화한 백신을 개발해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언스플래시

지난해 11월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는 삽시간에 전 세계 코로나19의 우세종이 됐다. 게다가 기존 백신은 오미크론에 잘 듣지 않았다.

과학자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생물학적 구조가 이전 변이와 크게 다른 점을 그 이유로 꼽는다. 오미크론 변이는 돌기(스파이크) 단백질의 변이 부위가 36곳으로 기존 변이(알파 10, 베타 11, 델타 9, 감마 12)의 4배나 된다. 이 변이들은 바이러스가 항체를 회피하는 능력을 크게 높여줬다.

영국 캠브리지대 데릭 스미스 교수(전염병정보학)팀이 발표한 항원 지도에 따르면 오미크론은 이전의 모든 변이보다 약 2배 더 멀리 떨어져 있다. 그만큼 이전 변이들과 특성이 다르다는 얘기다. 항원 지도란 항체로 분석해 본 병원체의 특성을 말한다.

이에 따라 일부 백신개발업체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보고된 직후부터 이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백신 개발에 나섰다.

코로나19 백신을 가장 먼저 내놓았던 메신저RNA백신 개발업체 화이자와 모더나는 오미크론 표적 백신을 개발해 1월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시험 결과가 나오려면 몇달은 기다려야 한다.

그러나 임상시험에 앞서 실시한 동물시험에서 오미크론 표적 백신의 효능이 기존 백신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실험 결과가 잇따라 나왔다.

오미크론은 백신이 만든 항체를 피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언스플래시 제공
오미크론은 백신이 만든 항체를 피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언스플래시 제공

원숭이에 기존백신·오미크론백신 3차 실험 비슷한 결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따르면 전임상 단계인 동물시험 내용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 표적 백신은 기존 백신의 3차 접종보다 나은 효능을 보이지 않았다.

<네이처>는 사전출판 온라인 논문집 ‘바이오아카이브’에 발표된 4건의 동물시험 결과를 소개하며 “대부분의 연구가 소수의 동물만을 대상으로 했고 아직 동료 평가를 받기 전이지만 표적 백신의 단발 접종이 오미크론의 게임체인저가 되지는 못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우선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는 메신저RNA 백신(모더나)을 3차례 접종한 8마리의 붉은털원숭이의 면역 반응을 조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원숭이들에 모더나 기존 백신을 3회 접종하거나 모더나 백신을 2회 맞힌 뒤 오미크론 표적 백신을 추가접종했다. 그 결과 두 경우 모두 원숭이들은 오미크론을 포함한 모든 우려변이에 항체 반응을 보였다.

특히 3차 접종(부스터 샷)은 중화항체 생성을 촉진하는 기억B세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존 백신과 오미크론 표적 백신 모두 교차반응형 기억B세포의 수치를 증가시켰다. 교차반응형 기억B세포는 백신이 애초 표적으로 삼은 변이뿐 아니라 다른 여러 변이에도 반응한다.

연구를 이끈 공동저자 로버트 세더 박사(면역학)는 “이는 기존 백신의 3차 추가 접종도 모든 변이에 통할 수 있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접종 후 최대 4주까지만 면역 반응을 조사했기 때문에 항체 증가가 그 이후에도 지속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또 기존 백신 또는 오미크론 표적 백신으로 3차 접종을 맞은 원숭이들을 각각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노출시킨 뒤 면역 반응을 지켜봤다. 그러자 두 가지 백신 모두 이틀 안에 완벽하게 바이러스 복제를 차단했다.

두 연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오미크론 표적 백신이 기존 백신보다 특별하게 낫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의 항원 지도. 오미크론만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biorxiv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의 항원 지도. 오미크론만이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biorxiv 제공

변이 특화 백신이 해결책이 아닐 수도

워싱턴대 의대 연구진은 생쥐를 대상으로 기존 메신저RNA 백신 2회 접종 후 오미크론 표적 백신 접종해 반응을 살펴봤다. 이 실험에서도 기존 백신을 3회 접종한 것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전에 백신을 맞지 않은 생쥐에 오미크론 표적 백신을 접종한 실험에선 오미크론에 대한 항체가 많이 생성됐다. 그러나 이 항체는 다른 우려변이를 차단하는 힘은 약했다. 같은 방식의 실험을 한 대만 연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미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와 워싱턴대 의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복제형 RNA 백신’ 연구에서도 이 백신을 3회 투여한 결과 3차 접종이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 반응을 높이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변이 전 바이러스에 기반한 백신을 1회 접종했거나 오미크론 표적 백신을 2회 접종한 쥐에서 면역 반응이 활발했다. 복제형 RNA 백신은 자가 증폭(Self-amplifying)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추가돼 항원 단백질을 기존 mRNA보다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다.

데이비드 몬테피오리 듀크대 에이즈백신연구소 소장은 “최근의 연구들은 변이에 특화한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것이 해결책이 아닐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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