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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수면 부족이 내장 지방을 쌓는다

등록 2022-04-06 10:02수정 2022-04-06 10:41

‘4시간 수면’ 2주 실험 결과 내장지방 11% 늘어
피하에 쌓였던 지방이 내장쪽으로 이동하는 듯
수면 부족은 복부 비만을 부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픽사베이
수면 부족은 복부 비만을 부르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픽사베이
보통 체지방의 90%는 피부 바로 아래 층에 있는 피하 지방이다. 배를 손으로 잡을 때 부드럽게 만져지는 부분이다. 나머지 10%는 손에 잡히지 않는 내장 지방이다.

내장 지방은 일정한 정도까지는 생물학적 기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이 쌓이면 건강에 해로운 단백질, 호르몬 및 화학 물질을 방출해 심장질환, 대사질환 등의 위험을 높인다.

내장 지방이 지나치게 많아지는 원인으로는 과도한 음식 섭취, 신체 활동량 부족 등을 꼽을 수 있다. 성 호르몬 감소나 장내미생물의 변화, 유전적 요인 등도 복부 비만을 부르는 요인으로 꼽힌다.

복부 비만을 부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되는 게 수면 부족이다.

일거리,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에 둘러싸여 있는 현대 생활 환경에서는 많은 이들이 평소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한다. 깨어 있는 시간이 많다 보면 음식 섭취량도 늘어나기 쉽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들의 불규칙한 식사 패턴과 잦은 야식은 수면 부족과 비만을 이어주는 연결 고리다. 2018년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진은 15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식사량이 늘어나지 않더라도 수면이 부족하면 지방조직의 DNA 메틸화가 일어나 지방량이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수면 부족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체지방 분포를 바꾸는지에 관해서는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 메이요클리닉 연구진이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확인한 결과를 최근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에 발표했다.

체중은 거의 그대로였지만

연구진은 비만이 아닌 성인 12명을 정상수면 그룹과 제한수면 그룹으로 나눈 뒤 2회에 걸쳐 각각 21일 동안 수면시간과 복부비만의 관계를 살펴봤다.

실험참가자들은 1회와 2회 실험 사이에 3개월 동안 휴식기간을 가졌다. 또 2회째 실험에선 1회때와 다른 그룹에 배정됐다. 이는 교대근무자들의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염두에 둔 실험 방식이었다.

실험기간의 첫 4일은 적응 기간이었다. 이 기간엔 모든 참가자가 9시간을 잘 수 있었다. 그 다음 2주 기간엔 정상수면 그룹은 9시간 수면을 그대로 유지하고, 제한수면 그룹은 4시간만 자도록 했다. 마지막 3일엔 두 그룹 모두가 하루 9시간씩 회복수면을 취하도록 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수면 제한 기간 동안 하루에 평균 300칼로리 이상을 더 섭취했다. 적응단계 때보다 단백질은 13%, 지방은 17% 더 많은 식사가 제공됐다. 처음 며칠간 식사량을 가장 많이 늘렸다가 회복기간 중에는 처음 시작할 때 수준으로 줄였다. 에너지 소비량은 실험기간 내내 거의 똑같은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체지방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내장지방은 확연하게 늘어났다. 픽사베이
체지방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내장지방은 확연하게 늘어났다. 픽사베이
교대근무자들, 운동·식단 조절 필요

실험이 끝난 후에도 참가자들의 체중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 그러나 컴퓨터 단층 촬영(CT) 사진을 분석한 결과 내장 지방에서 뚜렷한 변화가 포착됐다. 복부 지방의 면적(뱃살)은 9%, 복부 내장 지방량은 11%가 늘어났다.

연구진은 “보통 지방은 피부 아래쪽에 먼저 쌓이는데 적절한 수면이 이뤄지지 못하면 지방이 점점 더 내장쪽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칼로리 섭취량을 줄인 회복수면 중에도 내장 지방은 계속해서 증가했다. 밀린 잠을 몰아서 자더라도 단시일 안에 내장 지방 축적의 흐름을 끊지는 못한 것이다. 이는 이런 수면 패턴이 수년간 이어질 경우 건강에 큰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연구진은 내장 지방은 서서히 증가한다는 점에서 교대근무자처럼 수면 장애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는 평소 운동이나 식단 조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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