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삼각주에 도착해 찍은 현장. 나사 제공
화성에서 탐사 활동 중인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로봇탐사차 퍼시비런스가 화성 삼각주 현장의 모습을 촬영해 보내왔다.
나사 퍼시비런스팀은 16일 탐사차의 카메라로 촬영한 현장 사진 여러장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들은 현장이 삼각주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퇴적물이 굳어 만들어진 암석층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수십억년 전 강물이 흐르면서 형성된 삼각주는 고대 생명체 흔적이 남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퍼시비런스가 탐사할 삼각주는 예제로 충돌구의 북서쪽에 있다. 물을 따라 흘러내려와 쌓인 퇴적물이 만든 지형의 높이가 40미터나 된다. 지난 4월 삼각주 입구에 도착한 퍼시비런스는 5월 중순부터 삼각주 정상 오르기에 나섰다.
퍼시비런스가 선택한 경로는 두 가지 완만한 경로 중 ‘혹스빌 갭’(Hawksbill Gap)이라는 이름의 진입로다. 퍼시비런스는 오르막길 중간중간 5곳에서 이동을 멈추고 생명체 증거를 간직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암석 후보들을 조사한다. 이어 내려오는 길에 3곳에서 미리 점찍어 놓은 암석 표본을 수집해 담는다.
화성 암석 사이에 반짝이는 인공물체가 있는 사진도 있다.
퍼시비런스 담당팀은 “지난해 2월 퍼시비런스가 화성에 착륙할 때 사용했던 열차폐 장비의 한 조각”이라고 밝혔다.
화성 암석 사이에 끼인 착륙선 잔해. 열 차폐막의 일부다. 나사 제공
퍼시비런스 프로젝트팀의 일원인 케이티 스택 모건 박사는 “예제로 충돌구의 삼각주는 퍼시비런스의 주요한 우주생물학 목표”라며 “이곳에서 수집한 암석들은 고대 생명체의 흔적을 담고 있을 가능성이 가장 높을 뿐 아니라 고대 화성의 기후와 이후 변화 과정을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퍼시비런스가 현지에서 곧바로 고대 생명체 흔적을 찾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수십억년 전의 화석들을 분석하는 데는 정교한 분석장비와 기술이 필요하고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의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나사는 유럽우주국과 함께 2020년대 후반 또 다른 우주선을 화성에 보내 이 표본들을 수거한 뒤 2030년대 초반 지구로 가져올 계획이다. 따라서 고대 생명체 흔적을 확인하려면 실제 암석 표본을 가져오는 2030년대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