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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반세기만에…‘아폴로 쌍둥이’, 달 착륙 위한 새 장정 돌입

등록 2022-06-29 09:59수정 2022-06-29 10:43

나사, 달 궤도 정거장 답사할 큐브샛 캡스톤 발사
8월엔 아르테미스 1호 출발…달 궤도 돈 뒤 귀환
달 궤도를 도는 캡스톤 위성 상상도. 저궤도를 넘어 달까지 가는 최초의 큐브샛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달 궤도를 도는 캡스톤 위성 상상도. 저궤도를 넘어 달까지 가는 최초의 큐브샛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새로운 달 착륙 프로그램 아르테미스가 마침내 첫 걸음을 뗐다.

2017년 계획을 수립한 지 5년, 1972년 아폴로 프로그램을 종료한 지 50년만이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아폴론의 쌍둥이 누이 이름이다.

나사는 28일 밤 9시55분(한국시각 오후 6시55분) 뉴질랜드 마히아반도에서 소형발사체 전문 우주기업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달 궤도 시험위성을 실어 달궤도를 향해 쏘아 올렸다.

아르테미스의 달 착륙 프로그램은 달 궤도 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중간 기착지로 삼는데, 이날 발사한 위성은 이 게이트웨이 구축을 위한 길잡이 위성이다. 캡스톤(CAPSTONE=Cislunar Autonomous Positioning System Technology Operations and Navigation Experiment, 달 자동위치조절시스템 기술 작동 및 항법 실험)이라는 이름의 이 위성은 무게 25kg의 전자레인지 크기 만한 큐브샛이다.

캡스톤의 임무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서 구축할 ‘게이트웨이’의 궤도를 미리 비행하면서 점검하는 것이다.

게이트웨이의 궤도는 지구와 달의 중력 균형을 이용해 적은 연료로 비행하면서 지구와 지속적으로 통신할 수 있는 길쭉한 타원 모양의 NRHO(직선 헤일로 궤도) 궤도다. 옆에서 보면 달 남극과 북극을 직선으로 통과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 궤도는 달을 한 번 도는 데 일주일이 걸린다. 2009년부터 달 궤도를 돌고 있는 달정찰궤도선(LRO)을 좌표로 삼아 4만7000km 거리에서 달 남극 상공을, 3400km 거리에서 달 북극 상공을 통과한다. 비행 속도는 남극을 지날 때 가장 느리고, 북극을 지날 때 가장 빠르다. 이전에 비행한 적이 없는 전혀 새로운 궤도여서, 운용에 앞서 안정성을 점검하는 것이 캡스톤의 역할이다.

28일 밤 뉴질랜드 마히아반도의 발사대에서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캡스톤 위성.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28일 밤 뉴질랜드 마히아반도의 발사대에서 로켓랩의 일렉트론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캡스톤 위성.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4개월 뒤 달 궤도에…다누리호와 같은 경로

캡스톤 위성은 앞으로 6일 후 일렉트론의 위성 버스 ‘포톤’에서 분리된 뒤 지구궤도를 벗어나 단독 비행에 나서 4개월 후인 11월13일 달 궤도에 도착한다.

달 궤도로 가는 경로는 태양과 지구, 달의 중력을 이용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비엘티(BLT) 궤도다. 먼저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한 뒤 지구와 태양간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라그랑주점’에서 방향을 바꿔, 지구의 중력을 타고 지구 쪽으로 되돌아오다가 달 중력을 이용해 달 궤도에 안착하는 총 130만km의 여정이다. 8월3일 발사하는 한국의 달 궤도선 다누리호와 똑같은 비행 경로다.

캡스톤은 달 궤도에 도착하면 이후 6개월간 달 주위를 공전하며 향후 게이트웨이가 안정적인 궤도 비행을 하기 위한 조건들을 검증한다.

이번 비행은 소형 발사체 업체인 로켓랩의 첫번째 심우주 발사 임무이기도 하다. 로켓랩은 2017년 이후 26차례 로켓을 발사했지만 모두 저궤도 비행이었다.

캡스톤 위성의 달 공전 궤도. 향후 구축될 달 궤도 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의 궤도이기도 하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캡스톤 위성의 달 공전 궤도. 향후 구축될 달 궤도 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의 궤도이기도 하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2024년 정거장 구축 시작…2025년 달 착륙 목표

캡스톤 위성은 나사가 아닌 어드밴스드 스페이스(Advanced Space)라는 민간기업이 제작했다. 정부 예산과 인력을 총동원했던 1960년대의 아폴로 때와 달리 아르테미스는 민-관 협력 형태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이는 더 저렴한 비용으로 더 신속하게 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캡스톤 임무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2천만달러, 발사 비용만 따지면 1천만달러다. 이는 일반적인 우주발사 비용의 3분의 1~4분의 1에 불과하다.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쓸 발사체 에스엘에스(SLS)는 보잉이, 유인 우주선 오리온은 록히드마틴이 개발했다. 달 궤도 정거장에서 달 표면까지 우주비행사를 실어나를 착륙선은 스페이스엑스가 제작한다.

나사는 지금까지 네차례에 걸쳐 에스엘에스 로켓의 연료주입시험을 마쳤다. 8월23일~9월6일 사이에 사람 대신 마네킨을 태운 아르테미스 1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 상상도.
달 궤도 정거장 ‘게이트웨이’ 상상도.

아르테미스 1호는 일주일간 달 궤도를 선회하고, 이후 우주에서 약 3주간 비행하다 지구로 돌아온다. 일단 달 상공 100km까지 갔다가 달 중력을 이용해 7만km 떨어진 곳으로 이동한 뒤, 달이 지구를 공전하는 방향과 반대방향으로 궤도 비행을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나사는 이 무인 달 궤도비행에 성공하면 내년엔 사람을 태우고 똑같은 코스를 왕복여행할 아르테미스 2호를 발사한다. 이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 비행에서 아폴로 프로그램 이후 56년만에 유인 달 착륙을 시도한다. 이때는 게이트웨이를 이용하지 않는다. 이후 2026년 게이트웨이 건설을 위해 4호를, 2027년엔 다시 달 착륙을 위해 5호를 발사한다. 이후 발사 계획은 미정이다. 나사 청사진에 따르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은 최대 11번 달 탐사선을 발사하도록 돼 있다.

유럽과 일본, 미국 민간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게이트웨이의 첫번째 모듈은 2024년 스페이스엑스의 팰컨헤비에 실어 발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8월3일 발사 예정인 한국 달궤도선 다누리호에 실리는 미국항공우주국의 섀도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8월3일 발사 예정인 한국 달궤도선 다누리호에 실리는 미국항공우주국의 섀도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한국 다누리호는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미국은 반세기 전의 아폴로 프로그램과 달리 이번엔 국제 협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을 포함해 19개국과 아르테미스 약정을 체결했다.

2020년 10월 미국과 일본, 영국,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룩셈부르크, 아랍에미리트(UAE) 8개국이 처음 약정에 서명한 이후 우크라이나, 한국, 뉴질랜드, 브라질, 폴란드, 멕시코, 이스라엘, 루마니아, 바레인, 싱가포르, 콜롬비아, 프랑스가 추가로 참여했다. 캡스톤 발사도 아르테미스 약정에 따른 협력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이 약정은 달뿐 아니라 화성‧혜성‧소행성 탐사와 이용에 관해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참여국들이 지켜야 할 원칙을 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협력 대상에서 제외돼 있어 우주 개발과 탐사를 축으로 한 우주지정학적 의미도 갖고 있다.

한국이 8월에 발사하는 달궤도선 다누리호엔 나사의 섀도캠(ShadowCam)이 탑재된다. 섀도캠은 아르테미스 임무에서 달 착륙 후보지를 탐색하기 위해 극지방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하는 장비다.

한국은 또 미국의 민간 달착륙선을 이용한 민간달화물운송(CLPS) 프로그램에도 참여 중이다. 천문연구원이 2023~2024년 달 표면 관측을 위한 과학탑재체를 개발해 보낸다는 계획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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