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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과학 과학

제임스웹, 외계행성 대기에서 이산화탄소 첫 발견

등록 2022-08-26 12:55수정 2022-08-26 18:21

700광년 거리의 목성보다 큰 가스행성
외계생명체 찾는 데 중요한 지표 역할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존재를 확인한 외계행성 WASP-39b 상상도. 크기는 목성의 1.3배이지만 질량은 목성의 28%에 불과한 가스 행성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존재를 확인한 외계행성 WASP-39b 상상도. 크기는 목성의 1.3배이지만 질량은 목성의 28%에 불과한 가스 행성이다.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천문학의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이 이번엔 지구에서 700광년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찾아냈다.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는 지구 탄소 순환의 일부로 인간 활동에 의해 점점 더 많이 대기중으로 방출되는 물질이다. 과학자들은 행성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존재 여부를 외계 생명체의 화학적 지표를 찾는 데 중요한 단계로 여긴다.

천문학계는 이전에 제임스웹과 같은 적외선망원경인 스피처우주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통해 외계행성 대기에도 이산화탄소가 있을 것이라는 힌트는 얻었지만 명확하게 확인하지는 못했다. 제임스웹이 뛰어난 적외선 감지력으로 이 문제를 단번에 해결했다.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은 제임스웹이 처녀자리에 있는 거대 가스 외계행성 WASP-39b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감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2011년 발견된 이 행성은 상당한 양의 물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돼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천체다. 분석 결과는 24일 사전출판논문집 ‘아카이브’에 게재됐으며, 곧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될 예정이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가 행성이 별을 통과할 때 포착한 광도곡선. 세 가지 다른 파장(색상)이 포착됐다.
제임스웹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가 행성이 별을 통과할 때 포착한 광도곡선. 세 가지 다른 파장(색상)이 포착됐다.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빛 파장 분석

WASP-39b는 크기는 목성의 1.3배이지만 질량은 목성의 4분의 1로 토성과 비슷하다. 한마디로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천체다. 이는 900도에 이르는 높은 온도 때문이다. 태양에서 약 8억km 떨어져 있는 목성은 온도가 매우 차지만 WASP-39b는 별에서 매우 가깝다. 태양과 수성 거리의 약 8분의1에 불과한 거리에서 4일에 한 번꼴로 태양급 별을 공전한다.

행성이 별을 통과할 때 별빛의 일부는 행성에 의해 차단되고 일부는 행성 대기 입자에 부딪혀 우리에게 전달된다. 원소별로 흡수하는 빛의 색상조합이 다르기 때문에 대기를 통과한 빛의 파장을 분석하면 행성의 대기 구성 원소를 알아낼 수 있다. 나사는 그동안 이 행성 대기에서 수증기와 나트륨, 칼륨을 찾아냈다.

2022년 7월 10일 근적외선 분광기가 포착한 스펙트럼에서 찾아낸 최초의 이산화탄소 증거 데이터.
2022년 7월 10일 근적외선 분광기가 포착한 스펙트럼에서 찾아낸 최초의 이산화탄소 증거 데이터.

제임스웹의 근적외선 분광기는 수백가지 색상을 한꺼번에 가려낼 수 있는 감지력으로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갈 때 세가지 종류의 파장을 읽어냈다. 분광기가 보내온 파장은 3.0~5.5마이크로미터에 걸쳐 있었다. 분석 결과 평균 4.3마이크로미터 파장(4.1~4.6)에서 이산화탄소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나사는 이는 관측 사상 최초의 명확한 이산화탄소 증거라고 밝혔다.

나사는 “이 범위대의 파장은 물과 메탄, 이산화탄소의 존재를 측정하는 중요한데 이 파장 범위에서 개별 색상의 밝기 차이를 이렇게 미세하게 가려낸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WASP-39b 외계행성의 위치(빨간색 원). Natalie Batalha(샌터크루즈대 천체물리학 교수) 트위터에서
WASP-39b 외계행성의 위치(빨간색 원). Natalie Batalha(샌터크루즈대 천체물리학 교수) 트위터에서

행성 기원과 진화 과정 추적에도 긴요

나사는 이번 발견은 앞으로 제임스웹이 지금보다 크기가 더 작은 암석행성의 대기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찾아낼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구의 생명체 활동과 깊은 관련이 있는 이산화탄소는 중원소함량(metalicity)의 지표 역할을 하는 물질로 행성의 기원과 진화 과정을 추적하는 데 중요하다. 중원소함량이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의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한 천체의 중원소함량은 그 천체의 나이를 가늠하는 척도 가운데 하나다.

이번 관측은 지난 7월10일 8시간 동안 진행됐다. 행성이 별을 통과한 시간은 2.8시간이었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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