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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아름다운 모래시계에…원시별이 숨어 있다

등록 2022-11-18 09:52수정 2022-11-18 17:02

제임스웹, 근적외선 카메라로 포착
중앙 검은띠 안에 숨어 있는 원시별
위·아래로 에너지 뿜으며 모양 완성
450광년 거리의 황소자리에 원시별 L1527. 모래시계의 목부분 검은색 띠 안에 가려져 있다. 나사 제공
450광년 거리의 황소자리에 원시별 L1527. 모래시계의 목부분 검은색 띠 안에 가려져 있다. 나사 제공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지구로부터 450광년 떨어져 있는 황소자리의 별 탄생구역에 있는 우주 모래시계의 생생한 모습을 포착했다.

과거 희미한 윤곽만 볼 수 있던 것을 제임스웹의 강력한 근적외선 카메라로 상세하게 잡아냈다. 나사는 16일 미 하원 소위원회에서 열린 제임스웹우주망원경 청문회에서 이 사진을 공개했다.

제임스웹이 포착한 우주 모래시계는 원시별 L1527이다. 모래시계 모양의 중앙에 있는 잘록한 검은색 목 부분 안쪽에 아직 핵융합을 시작하지 않은 원시별이 숨겨져 있다.

별이 탄생하려면 분자 가스와 먼지가 밀집된 분자 구름이 자체 중력으로 수축하면서 응집돼야 한다. 이때 응집되지 못한 것들은 원시별 주위에서 원반을 형성한다. 이 원반 안의 가스와 먼지도 나중에 응집돼 행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 원반을 원시행성계 원반이라고 부른다. 사진에서 모래시계의 목을 가로지르는 검은색 띠가 원시행성계 원반이다.

이 원반 위와 아래로 밝게 뿜어져 나오는 빛은 원시행성계 원반 안쪽에 있는 원시별이 쏟아내는 것이다. 또 그 바깥쪽으로 넓게 퍼져 있는 파란색과 주황색 먼지구름은 원시별에서 분출하는 물질과 주변 물질이 충돌한 흔적이다. 파란색은 주황색보다 우주먼지 밀도가 낮다는 걸 나타낸다.

450광년 거리의 황소자리에 원시별 L1527. 모래시계의 목부분 검은색 띠 안에 가려져 있다. 나사 제공
450광년 거리의 황소자리에 원시별 L1527. 모래시계의 목부분 검은색 띠 안에 가려져 있다. 나사 제공

과거 스피처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원시별 L1527. 제임스웹 사진과 비교해 해상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나사 제공
과거 스피처우주망원경으로 찍은 원시별 L1527. 제임스웹 사진과 비교해 해상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나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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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시작하기 전의 10만년 된 초기 별

나사 분석에 따르면 이 원시별은 적외선 밝기를 고려할 때 생겨난 지 약 10만년밖에 되지 않는 ‘클래스 0’급의 아주 초기 단계 별이며, 수소 핵융합이 아직 시작되지 않은 뜨거운 가스 덩어리로 질량은 태양의 20~40%로 추정된다.

나사는 “원시별이 계속해서 주변 물질을 끌어당겨 응축하면 핵융합에 더 가까워지는데, L1527이 바로 그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원시별에 흡수된 물질은 중심을 축으로 회전하고, 이는 고밀도의 강착원반을 형성한다. 이 과정이 반복 진행되면 중심부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결국 임계점에 도달해 핵융합을 시작하고 별이 탄생하게 된다.

모래시계 목 부분의 검은색 띠로 보이는 원시행성계 원반은 우리 태양계 크기다. 나사는 “밀도를 고려할 때 이 물질들이 모여 행성을 만드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라며 “이는 우리 태양과 태양계의 초기 모습을 들여다보는 하나의 창”이라고 밝혔다.

2019년 일본 과학자들이 분석한 원시별 L1527 주위의 뒤틀린 원반 구조.
2019년 일본 과학자들이 분석한 원시별 L1527 주위의 뒤틀린 원반 구조.

L1527은 2019년 일본 이화학연구소와 지바대 과학자들로부터 태양계 행성들의 형성 과정을 짐작해 볼 수 있는 관찰 대상으로 지목된 원시별이다. 당시 연구진은 태양계 행성들은 태양 적도를 기준으로 최대 7도 기울어진 궤도로 태양을 공전하는데 이런 삐딱한 궤도 정렬이 생긴 원인은 별을 둘러싸고 있는 원시행성계 원반이 뒤틀려 있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한편 나사는 하원 청문회에서 제임스웹의 작동 수명은 20년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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